‘비거주 1주택’도 겨눈 정부…장특공제·보유세도 손질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이용안 기자(lee.yongan@mk.co.kr) 2026. 3. 4.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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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회의에서 1주택자에 대한 수도권 전세대출 보증 제한 추진이 논의된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비거주 1주택’에 대한 규제 강화 지시가 자리 잡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는 물론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책 혜택을 실거주 1주택자 위주로 설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미 정부는 1주택자의 전세대출에 대한 일부 규제를 순차적으로 도입해왔다. 작년 9·7 부동산 대책에서는 1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보증 한도를 최대 3억원에서 2억원으로 한 차례 줄였다.

앞서 6·27 부동산 대책에선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90%에서 80%로 축소했다. 1주택자가 전세대출을 갚지 못하는 경우 보증기관이 대출의 80%까지만 대신 갚아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아예 전세대출 보증을 내주지 않는 카드까지 꺼내든 것이다. 이미 집을 한 채 갖고 있는 사람이 자신 소유의 집에서 거주하지 않고 전세 주택에 입주하기 위해 받는 대출에 공적 보증을 해줘야 하느냐는 문제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1주택자는 집을 담보로 생활안정자금을 1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규제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해당 자금을 전세보증금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은행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 등 공적 보증기관의 보증 없이는 전세대출을 아예 내주지 않는다. 공적 보증이 사라질 경우 1주택자의 전세대출이 사실상 막히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규제 예외를 두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부모 봉양, 직장 이동, 질병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1주택자라도 전세대출 보증을 내주는 방안이다. 자녀 교육까지 포함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나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업계에서는 1주택자의 전세대출이 사실상 막힐 경우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대출로 충당했던 보증금을 월세로 돌리는 움직임이 많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통상 서울에서는 보증금 1억원당 월세 40만~50만원 수준으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전월세 매물 수가 모두 줄어들어 이미 임차인의 월세 비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데 있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자 기존 다주택자의 전월세 매물이 매매 매물로 바뀌어 시장에서 씨가 마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수는 1만8220개로 지난 1월 1일 2만3060개보다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월세 매물도 2만1364개에서 1만6868개로 두 달 새 21% 줄었다.

반면 매매는 5만7001개에서 7만4065개로 30% 늘었다. 특히 지난 3일에서 4일로 넘어가는 하루 동안 매물이 3040개나 증가했다. 하루 만에 매물이 3000개가량 불어난 건 지난해 4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2022년 1월을 기준(100)으로 하는 KB부동산의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지난 2월 기준 132.8까지 치솟았다. 4년 새 30% 이상 월세 가격이 높아진 셈이다. 앞으로 1주택자의 전세대출이 제한되면 월세 가격은 더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더불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무주택자의 경우 전세로 살며 돈을 모아 자기 집을 사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이런 계획을 실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매 매물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비거주 1주택자가 임대하고 있는 매물은 나중에 매도 물량으로 바뀔 수 있다”면서도 “이곳에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살게 되면 매매 물량으로 바뀌는 가능성이 사라지는 셈이니 잠재적인 매매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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