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파산’ 역대 최대…실직·질병 겹쳐 ‘재파산’도 12%

홍성희,최혜림 2026. 3. 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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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개인 파산을 신청한 사람 가운데 절반가량이 60대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노후 파산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홍성희, 최혜림 두 기자가 연이어 실태를 짚고 대책을 찾아봅니다.

[리포트]

파산 선고를 받은 60대 여성.

빚의 시작은 10여 년 전 남편의 '사업 실패'였습니다.

이후 봉제에 식당 일까지….

밤낮 없이 일했지만 생활비 대기도 버거웠습니다.

[A씨/60대 : "(식당에서) 130만 원 받았으니까 (애들) 학원비도 안 되는 거잖아. 희망이 안 보이는 너무 막연한 거야."]

50대 후반 들어선 건강마저 나빠져 허드렛일조차 어렵게 됐습니다.

[A씨/60대 : "(일을) 그만두게 된 건 손이 이렇게 막 돼버린 거예요. 너무 퉁퉁 붓고…."]

카드 빚은 3천만 원까지 늘었고, 빚에서 벗어날 방법은 파산 신청뿐이었습니다.

[A씨/60대 : "(내가 파산자가 될 수 있다?) 상상도 안 했죠. 한 번 무너지고 다시 원점으로 간다는 건 힘들더라고요."]

무료 급식소에서 끼니를 때우는 60대 남성, 한때는 당구장을 운영하며 제법 생활이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7년 전 아픈 어머니를 돌보느라 당구장 문을 닫았고,

[B씨/60대 : "(어머니가) 95세니까 거동 불편하시고 뇌출혈도 조금 오셔 갖고…."]

금융 사기까지 당해 결국은 파산으로 몰렸습니다.

[B씨/60대 : "(계속 꺼놓으신 거예요?) 그렇죠. 그 돈을 감당을 못 하니까…."]

이 70대 남성은 명의를 빌려줬다가 졸지에 빚을 떠안았습니다.

택시 기사로 일하며 갚아왔지만 최근 실직하며 파산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C씨/70대 : "대수술을 했거든요. 몸도 아파서 한 달에 20일 만근을 못 해요. (회사에서) 그만뒀으면 하는 식으로 해서…."]

지난해 전국의 개인 파산 신청자는 4만 명.

이 가운데 60대 이상의 고령자는 만 8천여 명으로 전체의 45%에 이릅니다.

2020년 이후 전체 파산 신청자 수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고령자의 노후 파산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리포트]

지난 한 해 서울시 상담을 통해 파산을 신청한 60살 이상 고령자 69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노후 파산 신청자 10명 중 9명은 직업이 없거나 일용직 노동자였습니다.

한 달 평균 수입은 99만 원,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연금 등 정부 지원금이 대부분입니다.

생활비를 마련하기도 빠듯한 형편이었습니다.

이들에게는 예상하기 어려운 경제적 위기가 닥친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니던 회사가 갑자기 망하거나, 운영하던 사업체가 부도를 맞고, 사기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노후 준비가 부실한 상태에서 일자리가 끊기며, 빚더미에 앉았습니다.

건강 문제도 파산으로 가게 된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일을 하다 크게 다치기도 하고 가족 간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둔 사례도 있었습니다.

파산 선고로 빚을 탕감받더라도 고용 불안이나 건강 악화가 반복되면 다시 빚을 지게 됩니다.

노후 파산자의 12%가 이 굴레를 벗어나지 못해 재파산을 신청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황상진/서울시 복지재단 상담관 : "처음에 파산을 겪을 때 사회적 관계망이 단절된 분들이 많았습니다. 여기에 건강 악화라든지 주거비 상승 같은 변수가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채무가 다시 악화돼서..."]

전문가들은 노후 파산을 개인의 경제적 실패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고령자일수록 안정적인 소득을 얻기 어려운 노동시장 구조와 고령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인구 구조 등이 얽혀 있어서입니다.

적합한 일자리 마련과 의료비 경감 등 지원책을 고민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최혜림입니다.

촬영기자:김성현/영상편집:권혜미 양다운/그래픽:최창준 김성일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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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희 기자 (bombom@kbs.co.kr )

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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