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호르무즈 봉쇄 땐 빠르면 다음주부터 수급 영향”…대체 물량 찾아 ‘분주’
수출물량 국내용 전환 등 대책
‘소·부·장’ 국내 영향은 제한적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수위를 높이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석화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차질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국내 석화업체들은 원유에서 뽑아낸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정부는 7개월분의 원유 비축량이 있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원료 수급처를 찾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4일 산업계 말을 종합하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인해 원유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는 지역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로 지목된다. 아시아 국가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이란 등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만에서 원유를 주로 수입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해 6월 에너지 정보 업체 ‘보텍사’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낸 자료를 보면, 지난해 1분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는 원유는 중국이 하루 540만배럴, 인도 210만배럴, 한국 170만배럴, 일본 160만배럴이었다. 반면 유럽은 50만배럴, 미국 40만배럴 수준이었다.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가 높은 한국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게다가 석화기업들이 정부 주도로 사업재편 논의를 이어가는 와중에 중동 사태가 터지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사태가 길어지면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했던 나프타의 물량을 국내로 전환하거나 대체 공급망을 지원하는 등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업계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석화업계 고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게 되면 빠르면 일주일 뒤, 늦어도 2주 뒤부터는 수급에 영향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지난 주말 이후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는데, 글로벌 수요가 부진해 석화 제품에 원가 부담을 전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의를 계속하고 있는데 대체 물량을 찾는 게 급선무”라며 “우리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도 찾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지게 됐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동 상황이 불확실해 대체 물량을 찾아도 장기계약은 힘들고 스폿(단발)성으로 해야 할 텐데, 가격이 비싸지면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이날 ‘중동 상황 관련 공급망반 합동 점검회의’를 열고 중동 의존도가 높은 경제안보 품목의 수입 동향과 대체 가능성, 국내 생산 여건 등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소재·부품·장비 품목은 대체 수입처 확보나 국내 생산 전환이 가능해 국내 수급에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나프타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오는 수입 비중이 54%라 사태 장기화 시 수급 차질 우려가 제기됐다.
오동욱·김윤나영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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