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안 겁내는 스페인…공습 협조 거부하고 무역 협박도 무시
트럼프 “모든 교역 중단할 것” 위협
스페인 “무역중단 대응 가능해” 맞서
마두로 체포때도 美 무력 사용 비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페인, 영국 등 유럽 주요국 지도자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습을 위해 자국 내 미군 기지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스페인을 향해 3일 “모든 교역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2018년 6월부터 중도좌파 성향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집권 중인 스페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줄곧 반기를 들었다. 과거 중남미 대부분을 식민 지배한 스페인은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것,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합병 시도에 나선 것에도 거듭 불만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미군 기지 사용 이유로 핵심 동맹인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최근 수도 런던에 주영국 중국대사관의 큰 규모로 신설하는 것을 허용한 사안으로도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의 갈등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트럼프 “스페인과 교역 끊을 것”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과 산체스 총리를 향해 “끔찍하다(terrible). 아무것도 (같이) 하고 싶지 않다”고 분노를 표했다. 스페인산 상품에 대한 금수 조치 가능성을 거론하며 “당장 내일이라도 스페인과의 모든 무역을 중단할 수 있다. 나에겐 그럴 권리가 있다”고 위협했다.
산체스 정권은 최근 미군이 남부 로타 및 모론 기지에서 이란 공습을 위해 각종 비행기를 운용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 여파로 2일 미 공군의 공중급유기 등 항공기 15대가 두 기지에서 철수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장관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필요한 사례를 제외하면 (미국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완강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교역 중단 위협이 알려지자 스페인 정부는 “우리는 미국의 무역 중단 조치에 대응할 수 있는 필요한 자원이 있다”며 “미국은 국제법과 미-유럽연합(EU) 간 무역 협정을 지키라”고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머 정권이 이란과 가까운 인도양 차고스 제도에 보유한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의 사용을 당초 불허했다가 1일 밤 뒤늦게 ‘제한적 방어’용으로 허용한 것에도 불만을 표했다. 그는 2일 영국이 뒤늦게 일부 사용을 허가한 것을 두고 “실망했다. 두 나라 사이에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 산체스, 국방비 증액-마두로-그린란드 등에 거듭 반기

나토 통계에 따르면 스페인은 202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3%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 나토 목표치(최소 2%),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5%)에 크게 못 미친다. 산체스 총리는 스페인에 적정한 국방비 지출 규모는 GDP의 2.1%라고 주장하며 “5%는 우리의 복지 체계나 세계관과 양립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산체스 총리는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 때도 “미국의 일방적인 무력 사용은 중남미 전체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정치적 해법을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그린란드 병합 가능성을 거듭 언급한 것을 두고도 “영토 문제를 거래 대상으로 보는 접근에 우려를 표한다. 국제 규범과 동맹 간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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