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물동량 80% 급감…원유선 운임 3배 폭등
국내 들어올 원유 9000만배럴
우회로 운송 땐 최대 한 달 지연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 운반선 운임이 보름 만에 3배 넘게 오르고, 물동량은 8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 군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중동 지역 원유 운반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4일 발간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상황에 따른 해운·물류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확대가 유조선 운임에 즉각 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전날 기준 대형 원유 운반선(VLCC)의 중동~중국 간 노선 운임은 보름 전인 지난달 13일보다 약 3.3배 올랐다.
이는 지정학적 위험을 피해 대체 선적지를 확보하기 위한 선박들 간 경쟁이 심해진 데다, 우회 운항에 따른 운송 거리 증가로 운수 효율을 나타내는 ‘톤 마일’ 수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물동량 역시 급감했다. 지난 2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물동량은 평시보다 약 80% 감소했다.
원유선을 중심으로 한 통항 선박 감소, 전쟁 보험료 제한 및 취소 확대, 보험료 급등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해진공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이 앞으로 한 달간 지속될 경우, 국내로 들어오기로 한 원유 9000만배럴 도입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산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한국까지 오는 데는 통상 25일이 걸리지만, 서아프리카를 경유하는 우회로로 온다면 35~60일로 늘어난다.
컨테이너 해운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해운 분석기관 라이너리티카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항로에 약 34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의 선복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의 약 10% 수준으로, 통항 제한이 장기화할 경우 선복·컨테이너 장비가 부족해지고 아시아 주요 항만이 혼잡해질 수 있다.
지난 2일 하루 동안 상하이국제에너지거래소 7월물 아시아~북유럽 간 항로의 운임 선물가격은 약 15% 상승했다. 주요 컨테이너 운임 지수는 주간 단위로 발표되는 만큼 아직 이번 사태의 영향이 지수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운임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과 세계 에너지 시장을 연결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34%,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교역량의 약 20%가 이 구간을 경유하고 있다. 특히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7%, LNG의 20.4%가 중동 항로에 의존하고 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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