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안현민·존스·위트컴…한국은 ‘핵타선 보유국’

대형 홈런·안타 펑펑…타선 파괴력 근래 야구대표팀 중 최강
핵심 투수들 부상 이탈·불펜 난조에 마운드는 100% 못 갖춰
5일 오후 7시 체코 상대 조별라운드 첫 경기 선발엔 소형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지난 2~3일 일본프로야구 한신, 오릭스와의 공식 연습경기에서 폭죽처럼 홈런을 쏘아 올렸다. 김도영이 2경기 연속 홈런을 쳤고, 안현민도 뒤질세라 담장을 넘겼다. 한국계 우타 거포 셰이 위트컴도 첫 안타를 대형 홈런으로 장식했다.
이번 WBC 성패는 타자들이 얼마나 폭발하느냐에 달렸다. 원태인, 문동주, 라일리 오브라이언 등 핵심 투수들이 부상 이탈하면서 마운드는 100%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 연습경기에서 드러난 불펜 난조도 고민을 키운다. 타선의 힘으로 승부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4일 도쿄돔 공식 회견에서 한 일본 기자는 류지현 대표팀 감독에게 “한국 대표팀은 훌륭한 타자가 많은데, 조별라운드도 타자 쪽에서 힘을 발휘해 승리하는 패턴을 구상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류 감독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한국계 선수들도 시차 적응 문제나 리듬이 많이 좋아졌다. 시너지가 잘 형성된다면 (조별라운드에서도) 공격력이 발휘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이 좋은 성적을 거뒀던 2006년, 2009년 WBC를 돌이켜봐도 중심타선의 홈런 한 방이 승부를 갈랐다. 2006년 이승엽과 최희섭이 홈런을 때려 당시 ‘지구방위대’라 불리던 초호화 군단 미국을 꺾었다. 2009년 4강에서 베네수엘라를 무너뜨린 것도 추신수의 1회 3점 홈런과 김태균의 2회 2점 홈런이었다.
타선 파괴력만 놓고 보면 이번 대표팀은 근래 야구대표팀 중 가장 강하다. 수비가 우선인 포수와 유격수에도 타격 좋은 선수들이 들어가 쉴 틈 없는 라인업이 만들어졌다. 3일 오릭스전처럼 이정후를 중견수로 선발 기용하면 1번부터 9번까지 대단히 공격적인 타순이 구성된다. 투수진 컨디션이 아직 최고조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대회 타자들의 역할은 2006년, 2009년과 비교해도 더 커진다.

대표팀은 이날 도쿄돔에서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파이팅, 가자!” 하는 우렁찬 구호로 훈련을 시작했다.
도쿄돔 잔디 적응을 위해 수비 훈련을 중점적으로 시행했지만 타격에서도 연신 강한 타구들이 나왔다.
김도영은 “타석에서 흐름 자체는 프리미어12 때와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2024년 프리미어12 당시 김도영은 3홈런 10타점을 몰아쳤다.
지난 2~3일 연습경기에서 친 홈런 2개 모두 변화구를 걷어 올렸다. 150㎞ 이상 빠른 공을 아직 많이 쳐보지 못했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도영은 “변화구 타이밍을 잡아놓은 건 맘에 든다. 직구 타이밍은 한번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03년생 황금듀오’ 김도영과 안현민의 시너지 효과는 이번 대회 가장 큰 기대 요소다. 최근 안현민은 김도영에게 쏟아지는 일본의 관심을 언급하며 “(김)도영이를 좀 더 견제해주시면 좋겠다. 저는 묻어가면서 편하게 시합하고 싶다”고 했다. 농담이지만 공교롭게도 연습경기 2차전 흐름이 비슷했다. 김도영이 3점 홈런으로 상대 투수들의 견제를 뚫어냈고, 경기 후반 안현민이 초대형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김도영으로 시작해 존스, 이정후를 지나 안현민을 만나고 뒤에 위트컴이 버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상대 투수에게 큰 스트레스다. 여기서 얼마나 많은 점수를 뽑아내느냐가 중요하다.
대표팀은 5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체코를 상대로 조별라운드를 시작한다. 선발 투수는 우완 소형준이다.
도쿄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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