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없음에도 남는 주홍글씨…음식점은 울상

최준희 기자 2026. 3. 4. 20:2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달음식 곰팡이 신고…민원 점검
사실 여부 무관에도 매출 '직격탄'
별도 보상 절차 없어 손실 업주 몫

#1 오산시 원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배달 음식과 관련한 민원을 접수받았다. 배달된 음식에 포함된 무말랭이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는 신고였다. 신고는 곧바로 행정 점검으로 이어졌다. 오산시청은 현장 위생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조리 공간과 식재료 관리 상태는 양호했다. 별도 행정 처분도 없었다.

#2 수원시 인계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도 최근 음식과 관련한 민원을 접수받았다. 배달을 받은 한 손님이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며 구청에 신고했다. 점검 결과 위반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인천일보DB

곰팡이 신고 한 통에 현장 점검이 이뤄졌고, 이물질 민원 한 건에 구청 공무원이 매장을 찾았다. 경기도 자영업자들이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반복되는 음식 민원에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4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식품·위생 민원은 신고 접수 즉시 현장 점검이 원칙이다.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행정 절차다.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배달 플랫폼 식품 이물 신고 현황(최근 5년)' 자료에서 신고 건수는 5년 새 5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신고의 상당수는 위반 사항이 확인되지 않았거나 행정처분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자영업 비중이 가장 높은 경기도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2024년 말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도내 소상공인의 55.8%가 사실과 다른 악성 민원이나 부당한 요구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사실과 다른 신고로 판명되더라도 업주가 입은 매출 감소나 이미지 훼손에 대한 별도 보상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행정은 위반 여부만 판단할 뿐, 영업 손실은 당사자가 감당해야 한다.

온라인 후기와 지역 커뮤니티를 통한 확산도 부담을 키운다. 신고 내용이 공유되면 사실 확인 이전에 부정적 인식이 퍼진다. 점검 결과가 '이상 없음'으로 나오더라도 이미 줄어든 손님을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의 권리만큼 책임에 대한 인식도 함께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소비자들이 권리 주장에는 적극적이지만, 거래 과정에서 스스로 지켜야 할 의무에 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근거 없이 문제를 제기하면 상인에게는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의도적이고 반복적인 악성 행위는 법적 책임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준희 기자wsx3025@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