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폭락·환율 1,500원 돌파…금융시장 ‘패닉’
美 9·11테러 다음날 기록 넘어선 공포
금융위기 이후 17년만에 환율도 최고치

코스피가 불과 이틀새 19%나 폭락하고 환율이 17년 만에 1,500원선을 돌파하는 등 시장 전체가 통제 불능의 패닉 상태에 빠졌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98.37포인트(12.06%) 내린 5,093.54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하락률은 역대 가장 컸다. 직전 역대 1위는 미국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 12일 기록한 12.02%다.
코스피 낙폭 역시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날 코스피는 중동 긴장 고조에 452.22포인트 내려 역대 최대로 내렸으나 하루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로 출발해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159.26포인트(14.00%) 급락한 978.44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닥 하락률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직전 역대 최대 하락률은 지난 2020년 3월 19일 기록한 11.71%다.
이날 급락장에 코스피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발동됐으며,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도 4개월 만에 발동됐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동시에 8% 넘게 폭락하면서 두 시장의 거래를 20분간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도 한때 발동됐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중동 사태에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그간 가파르게 오른 데 따른 고점 부담과 함께 높은 원유 의존도, 수출 중심 산업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수출 주도 업종으로 분류되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관련 종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1.74%, 9.58% 떨어졌다. 현대차(-15.80%)와 기아(-14.04%)도 동반 급락했다.
항공주와 석유화학 업종은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비·원재료비 상승에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수혜주로 여겨졌던 방산, 해운, 정유 등도 전방위적인 투매에 이날 장중 하락 전환했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한국, 일본 등 유가 수입 비중이 큰 신흥국 증시는 원유를 수출하는 미국보다 취약하다”며 “반도체도 약했으나 자동차, 운송, 소재, 증권, 건설 등 경기 민감 산업들이 급격하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국내 증시만 이렇게 폭락을 맞은 것은 과도하게 빠른 속도로 급등한 데 따른 빠른 주가 되돌림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코스피가 5,000 이하로 내려가고 4,000 혹은 그 이하 수준으로 떨어지려면 코스피 랠리의 동력이 이익 개선 전망이 완전히 훼손돼야 하는데 아직 그런 징후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중 한때 1,505.8원을 기록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이 1,50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이다.
/임채만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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