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6% 폭락 와중에 외인 순매수… 코스피 '비관과 희망' 어디쯤

강서구 기자 2026. 3. 4.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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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Seek한 분석
이틀 연속 폭락한 국내 증시
미국-이란 전쟁으로 급락
4일 서킷브레이커 발동해
2024년 8월 5일 이후 처음
12.06% 하락한 코스피지수
역대 최고 하락률 경신해
900대로 떨어진 코스닥지수
급등세 기록한 원·달러 환율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던 국내 증시가 말 그대로 폭락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 탓이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지난 4일 12.06%라는 역대 최고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14% 떨어졌다. 문제는 국내 증시의 회복 가능성이다. 국내 증시 폭락의 원인인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4일 12.06% 하락하며 역대 최고 낙폭 기록을 갈아치웠다.[사진|뉴시스]
2거래일. 국내 증시가 1월 말 수준으로 떨어지는 데 걸린 시간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이틀 연속 크게 출렁였다. 3일 검은 화요일에 이어 4일 검은 수요일까지 펼쳐졌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06% 하락한 5093.54를 기록했다. 3일 7.24%(5791.91)나 떨어진 코스피지수가 낙폭을 더 키웠다. -12.06%는 역대 최고치다. 이전 최고치는 '9·11 테러' 발생 직후인 2001년 9월 12일에 기록한 -12.02%였다. 25년 만에 역대 최대 낙폭을 갈아치운 셈이다.

■ 서킷브레이커 발동 = 급격한 하락세에 4일 국내 증시에선 매도 사이드카(sidecar)에 이어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까지 발동했다. 시작은 코스피 시장이었다. 이날 오전 9시 6분께 코스피200선물지수의 변동으로 프로그램 매도호가가 5분간 정지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2시간 뒤인 11시 16분께엔 코스닥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코스닥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8% 이상 하락하면서다. 당시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2.33포인트(8.11%) 내린 1045.37을 기록했다.

3분 후에는 코스피 시장에서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20분간 거래가 중단됐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당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1% 하락한 5322.93이었다.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것은 미 경기침체 우려로 증시가 출렁인 2024년 8월 5일 이후 1년 7개월여 만이다.

[※참고: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지수나 코스닥지수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이어지면 발동한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면 주식 거래는 물론 선물과 옵션의 주문이 20분간 중단된다. 이후 10분간 동시호가를 접수해 매매를 재개한다. 주가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5% 이상 하락하면 서킷브레이커 2단계가 발동(20분간 거래 중지)하고, 20% 이상 하락해 3단계가 발동하면 당일 모든 거래가 중단된다.]

[자료| 한국거래소, 사진|뉴시스]
■ 역대 최고 하락률 기록 = 하지만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도 국내 증시의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06% 급락한 5093.5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5000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6일(5089.14) 이후 14거래일 만이었다. 코스닥지수는 14.0% 떨어진 978.44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10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월 23일(993.93) 이후 24거래일 만이었다.

지수 하락을 이끈 건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개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1조1376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선 65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코스닥 시장에선 1조2026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기관투자자는 553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5809억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선 27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순매수세를 기록한 건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2302억원, 1조1702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장이 그나마 위안거리를 찾는 것도 이 지점이다. 지수 하락을 주도했던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잠잠해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3일 4조5553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하루 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주가 폭락세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일 5조35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버텼던 개인투자자는 4일 1조1234억원의 순매도세로 돌아선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 이틀 만에 20% 하락한 삼전 = 지수 하락을 이끈 건 대형주였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날 17만22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1.74% 하락했다. 3일 9.88% 하락에서 낙폭을 더 키웠다. 2월 27일 삼성전자 주가가 21만6500원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2거래일 만에 주가가 20.4% 떨어졌다. 그 결과, 1281조6016억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019조361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100만닉스'를 돌파했던 SK하이닉스 주가도 폭락했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84만90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9.58% 하락했다. 낙폭이 3일 11.50%에서 소폭 줄어든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틀 동안 19.98% 폭락하면서 100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80만원대로 주저앉았고, 756조원대를 웃돌던 시총은 605조원대로 감소했다.

[자료| 한국거래소]
증시 폭락과 반대로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서울외국환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1466.1원)보다 10.1원 오른 1476.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500원대를 웃돈 지난 3일보다는 안정세를 기록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을 갖고 있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는 미국-이란 전쟁이란 악재를 딛고 회복할 수 있을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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