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간당 50% 이자, 인생 망했다”…50만원→3천만원 눈덩이
당국 규제에도 텔레그램등서 활개
돌려막기 유도·범죄 가담 권유도
작년 피해건수 1만7538건 달해
전문가 “신고 빨라야 구제에 유리”
![불법 대부업자가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비대면 소액 대출을 홍보하고 있다. [텔레그램 캡처]](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4/mk/20260304205103958rhll.png)
정씨에게 구원의 손길 같았던 소액 대출은 며칠 만에 썩은 동아줄처럼 끊어져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상환기한이 7~10일로 짧은 데다 매주 80%, 심하면 시간당 50%가 넘게 이자가 불어났다. 이자를 막기 위해 추가 대출을 반복한 결과 정씨는 원금을 제외하고도 3000만원이 넘는 빚을 떠안게 됐다. 상환이 늦어질 때마다 정씨의 지인과 가족에게 협박성 연락이 가기도 했다. 정씨는 “그날 이후 후회뿐인 삶을 살고 있다”고 털어놨다.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불법 추심이 여전히 기승이다. 급전을 미끼로 살인적인 금리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 돈을 갚지 못하면 가족과 지인을 협박하며 피해자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
4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불법 대부업자를 입건해 수사 중이다. 피해액만 원금을 포함해서 최소 5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관악서는 피해자에 대한 협박 신고를 접수해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관악서 관계자는 “지난달 피해자의 고소를 접수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SNS 불법 대출은 불특정 다수에게 대부광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시작된다. 대부업자들은 텔레그램 메신저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조건 없이 24시간 언제나 대출 가능. 텔레그램 ID: ○○’ 등의 문구를 통해 급전이 필요한 금융 취약계층이 대출을 신청하도록 유도한다.

이른바 ‘대출 돌려막기’를 유도한 것이다. 불법 대부업자들은 대출 과정에서 확보한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다른 대부업자과 공유한다. 이후 A업자에게 원리금을 납부하려는 피해자에게 B업자가 이자가 없는 척 접근해 추가 대출을 권유한다. 그렇게 피해자가 연쇄적으로 대출을 받아 빚이 걷잡을 수 없이 많아지면 B업자는 잠적하고, A업자가 더욱 많은 이자를 추심해 다른 업자들과 나눠 가지는 식이다.
대출금을 갚지 못한 피해자에게는 각종 협박을 하거나 범죄 가담을 권유한다. 대부업자들은 대출 신청 단계에서 간략한 상환 계획과 개인정보를 요구한 뒤 비상연락망을 핑계로 지인 연락처를 확보했다. 피해자에게 특정 포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피해자의 휴대전화 속 주소록을 해당 계정에 그대로 공유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대부업자들은 이를 활용해 피해자는 물론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을 협박하거나 새로운 피해자를 물색했다. 일부 피해자에게는 “이자를 상환할 때까지 범행에 가담하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정부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불법사채를 근절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2024년 살인적인 불법 추심에 30대 싱글맘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지자 금융당국이 피해 신고부터 사후 구제 지원을 강화하기도 했다. 경찰 역시 전국 261개 경찰서의 불법사금융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그럼에도 불법사금융 신고와 검거 건수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는 전년보다 2141건 증가한 1만7538건으로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찰의 불법사금융 검거 건수와 환수 금액도 지난해 각각 3365건과 309억원으로 전년(1977건, 187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일자리가 줄고 경기가 악화되면서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불법 추심을 당하는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현근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은 “피해가 발생하면 즉시 신고하고 증거를 확보해야 권리구제를 받기 쉽다”며 “지난해 대부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연 60%가 넘는 초고금리와 폭행·협박을 수반한 대출은 원리금을 납부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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