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돋보기] 행정통합의 시대, 경기도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상식 2026. 3. 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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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행정통합이 빅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법은 본회의를 통과했고, 대구·경북과 대전·충남은 잠시 주춤한 상황이지만 언제든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통합 지자체를 대상으로 4년간 최대 20조 원 규모의 파격적인 재정 인센티브와 권한 이양을 약속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이끄는 모양새다. 필자는 지방소멸 위기 극복과 초광역 경제권 형성이라는 대의명분에는 동의하지만, 이 거대한 국가 구조 개편 과정에서 소외되며 역차별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경기도의 현실을 엄중하게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통합 지자체들은 공통적으로 국무총리 소속 지원위원회 설치와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을 요구하고 있다. 통합 단체장은 장관급으로, 부단체장은 최대 4명까지 늘려 차관급으로 격상시키고 있다. 인구 1천420만 명의 경기도지사가 차관급에 머물고 부지사도 1급 3명인 실정과 비교하면 극심한 불균형이다.

민간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폐합을 할 때는 조직을 슬림화하는 것이 원칙인데 행정통합은 오히려 행정조직의 몸집을 키우려고 하고 있다. 주민들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할 행정통합이 공무원들만 승진잔치를 하게 하는 것이 아닐지 우려할 대목이다.

재정 및 정책 차원의 역차별 역시 중대한 문제다. 행정통합 지자체에는 연간 최대 5조 원 규모의 재정 지원과 공공기관 우선 이전, 조세 특례 등 거대한 패키지가 검토되고 있다.

반면 경기도 등 기존 자치단체들은 신규 통합 권역들과 불리한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다. 특히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에 따라, 내국세와 연동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급격한 감소가 우려된다. 경기도교육청 분석에 따르면 세제 개편 시 도내 교부금이 연간 최대 3조6천억 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

전국 학생의 3분의 1을 감당하며 이미 과밀학급 문제로 신음하는 경기도의 교육 환경이 타 지역 통합의 대가로 희생되는 구조가 고착화될 위험이 크다.

규제 측면의 불균형도 묵과할 수 없다. 논의 중인 특별법안들에는 500만㎡ 미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중앙정부 눈치를 보지 않고 자체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을 비롯해 300개가 넘는 파격적인 특례 조항이 담겨 있다. 비수도권 통합 지자체에는 막강한 정책의 툴을 쥐여주는데, 경기도는 여전히 '수도권정비계획법'이라는 낡은 족쇄에 묶여 있다. 

특히 경기 북부나 동부처럼 기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심각하게 낙후된 지역들조차 '수도권'이라는 획일화된 굴레에 씌워져 도매급으로 넘어가 투자 매력를 상실하고 마는 것이다.

여기에 선거구 획정을 둘러싼 '투표가치의 불평등' 문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현재 경기도의 광역의원 1인당 인구수는 약 9만7천 명으로 전국 최다 수준인데, 의원 1인당 인구가 3만 명 수준인 타 지역과 비교하면 도민 1표의 가치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시도 의회는 광역의원 수를 더 늘리려고 하고 있다. 경기도 주민들의 정치적 대표성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렇듯 경기도는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상대적 차별을 받고 있다. 필자는 인구감소지역 자치단체장들과의 대화에서 '수도권이 마치 가해자인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지역에 대한 균형발전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차원의 것이지 경기도가 지방균형발전의 또다른 역차별의 피해자가 되어도 무방하다는 뜻은 아닐 터이다. 안그래도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인위적인 지방 이전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고 또 그 여진은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 과밀화는 분명히 문제이고 지역균형발전은 흔들리지 않은 중요한 가치이다. 그러나 최근 세계가 주요도시들이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경쟁력을 키우는 메가시티의 방향으로 전환하는 마당에 이미 성공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 메가시티 경기도의 경쟁력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그렇다면 경기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왕 행정통합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도가 타 지역의 행정통합을 반대한다는 수동적, 방어적 태도는 곤란하다고 본다. 경쟁력 확보를 위한 초광역 단위 발전계획을 본격화하고 이에 상응하는 자치권과 정부지원 패키지를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국가 균형발전은 누군가의 파이를 빼앗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비수도권 부흥을 명목으로 1천420만 경기도민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행정통합 논의는 보완되어야 마땅하다. 필자도 국회에서 이점을 강하게 주장했다. 경기도와 출신 국회의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경기도처럼 잘하고 있는 지역은 더 잘할 수 있게 경쟁력을 더욱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것이 지역균형발전의 진정한 모습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주력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용인시갑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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