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안전망 최전선 지키는 권영수 남양주시자율방재단장

조한재 기자 2026. 3. 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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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 예방에서 복구까지… 재난 현장 부르는 곳 어디든 간다

기후변화로 재난의 규모가 대형화되는 현실에 행정력만으로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 공백을 완벽히 해결하는 최정예 봉사단체가 남양주시자율방재단이다.

지난 2008년 10월 결성돼 2009년 2월 260여명으로 발대한 방재단은 재난현장 곳곳을 누비며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시민이 가장 필요할 때,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투입돼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지역안전망의 핵심이 방재단이다.

초기 방재단장이자, 현재까지 진두지휘하고 있는 권영수(68) 단장을 만나 민관의 협력이 시민의 안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본다.

-다음은 권 단장과의 일문일답 

권영수 남양주시자율방재단 단장이 16년 간 재난현장을 누비면서 벌인 활동과 봉사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봉사하는 삶을 살게 된 계기와 방재단의 역할은 무언가.

▶처음부터 봉사라는 생각을 하고 움직인게 아니다. 1990년대 초반에 다이빙동호회에 시절 소방서에서 한강에서 발생한 사고에 협조 요청이 들어와 투입됐다. 구조와 수색을 하면서 봉사에 발을 디디게 됐는데, 말로 할 수 없는 보람과 즐거움에 월드컵때부터 본격적으로 나섰다.

2009년 초기 방재단장을 맡게 됐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연스럽게 삶을 봉사와 함께하면서 일상이 됐다. 과거에는 잘 몰라서 재난현장이 엉망이었다면, 현재는 대형화가 되면서 방재단의 존재가 필수불가결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방재단은 자연재해 방지를 위해 설립, 예방부터 복구까지 전방위로 활동한다. 겉에서 보면 간단하지만, 재난이라는 건 깊이 들어갈수록 광범위하다.

그래서 예방과 복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남양주지역에서 도움이 필요한 현장에 무조건 나간다. 행정안전부나 경기도에서 요청이 들어와도 100% 동참한다. 사람이 할 수 있는게 한계가 있어, 뜻하지 않은 곳에서 발생할 재난을 사전에 차단하는게 목표다.

경북 의성군 산불 잔불제거 현장.
-주로 어떤 현장에서 활동하는가.

▶우리는 완벽히 현장형이다. 경북 안동, 강원도 강릉 등에서 발생한 대형산불현장은 대부분 갔다. 산불현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건 집과 살림이 탈까봐 나오지 않는 노인들이다. 미리 물을 뿌려야 하는데, 강제로 끌어낼 수도 없어 설득하고 또 설득할 수밖에 없다. 

강릉에서도 안전하게 안고 나왔는데, 결국 그 집이 전소됐다. 수해현장도 후포, 포항, 경주, 울산, 계산, 영주 등 대부분의 현장에 출동했다. 터널 같은데 물이 찼는데 통제를 무시하고 들어오는 차량도 있는데, 결국 멈춘다. 통제에 따라줘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다.

일상적 방재단이 빛을 발할 때가 도로침수 상황이다. 지형을 모르니 맨홀뚜껑을 찾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데, 이 때 우리에게 협조요청이 온다. 매일 청소하고 관리를 하다보니 위치를 정확히 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도로침수가 쓰레기나 이물질이 맨홀뚜껑을 막아 발생한다.

그래서 집중호우 전인 5월에 미리 맨홀뚜껑을 청소한다. 그래도 막히는 건 어쩔 수 없는데, 한가지 제안한게 도로 제초작업 때 발생한 쓰레기를 봉지에 담아 처리하자는 거다. 그게 도로 옆에 쌓여 있다 떠내려와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건소에서 사회복지사 응급처치교육 중인 권 단장.
- 장비를 모두 갖고 출동하는 이유는 무언가.

▶봉사를 나왔는데 삽달라, 장갑달라, 도시락달라 등 요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외부에서 봉사 온 사람들이 요구를 한다는 건, 안그래도 복잡한 현장을 더 힘들게 만든다. 그래서 장비를 모두 갖고 출동한다. 행안부에서 방재단 평가를 하면 예산이 나오기도 하고, 시에서도 지원을 해준다.

이를 활용해 포크레인, 공압펌프, 예초기, 발전기 등 장비를 구입했다. 우리는 수해복구를 간다고 하면 사전에 현장 파악부터 한다. 내가 먼저 내려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하고, 지역 이장처럼 현장을 잘 아는 분의 설명을 듣기도 한다.

그에 맞춰 장비를 챙기는데 발전기부터, 물통 등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에 대처한다. 식사도 과거에는 도시락업체에 주문해서 해결했는데, 이제는 100명이 동시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장비도 갖췄다. 

현장에 출동하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게 천막을 설치해 식당을 차리는 거다. 현장에서 식당까지 멀 때도 많고, 우리끼리 해결하고 쉬는 시간 없이 바로 봉사에 나설 수 있어 효율적이다.

비 피해를 입은 농장에서 수해복구가 한창이다.
- 방재단에 예산지원 확대 등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예산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돈이 많다고 단체가 잘 돌아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예산을 모두 소진하기 위해 활동을 해야 하는, 활동 없이 돈을 쓰는 부정행위가 말썽의 원인이 된다.

우리는 순수 봉사를 하는 단체인 만큼 '봉사'에 집중하고 모든 힘을 쏟는다. 벌목 전문가도 있고, 방역 전문가도 있다. 기계 수리도 우리가 다 한다. 저도 응급처치 강의를 경찰부터 대학교, 어린이집 등에서 하고 있다. 

회원이 많다고 봉사가 잘 되는 것도 아니어서, 우리는 정예로 움직인다. 다만 한가지 현장에서 힘든 일만 하다보니 '노가다'라는 인식이 있어 회원가입이 많지가 않다. 돈들여 봉사하지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에, 즐길수 있는 요인으로 다변화를 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양주시 오남읍 주택침수 양수작업 중 야식으로 컵라면을 섭취하고 있는 남양주시자율방재단 회원들 .
- 시민시장으로서 하고 싶은 말씀은?

▶남양주시에선 도와주려고 하는데, 일부 정치적 접근과 시민의 잘못된 인식이 봉사의 확산을 차단하고 있다. 소위 '얼굴팔이'를 하려고 봉사현장을 망치는 인물들도 많다. 유명인이 오면 잘 보이려는 단체가 총출동을 하는데, 그 사람이 가면 현장에서 순식간에 얼굴을 감춘다. 

이런 방문은 오히려 걸림돌만 될 뿐이다. 그래서 주광덕 시장에게도 작업현장과 수해현장에 조용히 접근하길 요청드렸다. 봉사자들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으니 봉사가 안된다는 철학이다. 

시민들은 순수 봉사자에게 많은 격려와 칭찬, 동참을 해줬으면 한다. 열심히 할수록 비난 받는 잘못된 구조를 바꿀 수 있도록 함께 해 주길 바란다.

# 스마트 안전도시 남양주

인구 100만 도시를 앞둔 남양주시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6년을 남양주 안전원년'으로 선포한 시는 일상에서 안전을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재난관리 체계를 단계별로 강화하고 있다.

고위험 시설을 대상으로 분야별 맞춤형 민관 합동 특별안전점검을 시행 중이며, 점검 결과는 즉각적인 조치로 이어진다. 특히 방재시설은 시기별 점검 체계를 구축하고 최적의 기능이 유지되도록 선제적 관리에 힘쓰고 있다.

남양주시자율방재단이 작년 폭우로 잠긴 진접읍 도로에서 권 단장이 맨홀뚜껑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집중호우와 극한 강우 같은 이상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2월에 홍익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협력해 '민·관 공동 AI 기반 도시홍수 해석과 예측 기술개발을 위한 기술교류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AI 기반 홍수 예측 체계를 통해 침수 위험 지역 예측과 위험도를 분석, 재난 발생 이전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작년 12월 드론 기술을 활용한 재난 대응 협력 체계를 구축했으며, 올해는 재난안전 드론 데이터와 상황실을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는 중앙과 지방 상황실이 동시에 현장 영상을 확인, 전기·통신 두절과 CCTV 사각지대에서도 재난 상황 정보를 신속히 확보해 주요 의사결정을 지원토록 한다.

홍수 발생 시에는 AI 기반 예측 정보와 연계한 실시간 자동 통제 시스템을 운영해 피해 확산을 사전 차단하는데 주력한다. 공공시설 피해 발생 시에는 중장비를 신속히 투입해 응급복구를 지원하고, 배수펌프장과 저류지 등 주요 방재시설은 정밀 진단과 적기 교체를 통해 전주기적 유지관리 체계를 확립하고 있다.

재난 이후에는 드론 영상과 현장 데이터를 분석해 대응 과정 전반을 점검하고, 이를 다시 예방과 대비 단계에 적용해 재난의 재발을 막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시는 자율방재단, 지역 안전전문가, 군, 경찰, 소방 등과 협력을 강화해 재난 예방과 현장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AI기술처럼 첨단기술을 적용해 '스마트 재난안전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남양주=조한재 기자 chj@kihoilbo.co.kr

사진=<남양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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