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성행위 장면까지 공유”… 메타 AI 글래스, 민감 영상 유출 논란

천선우 기자 2026. 3. 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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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 이용자의 사적인 영상이 하청업체 직원들에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메타는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사람이 직접 검토할 수 있다'는 조항을 명시해 뒀지만 이용자 대부분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메타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는 'AI 사용 내역을 메타가 직접 검토할 수 있으며 자동 또는 사람이 수행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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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 이용자의 사적인 영상이 하청업체 직원들에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메타는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사람이 직접 검토할 수 있다'는 조항을 명시해 뒀지만 이용자 대부분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하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조선DB

4일(현지시각) 스웨덴 신문 예테보리 포스텐과 스벤스카 다그블라뎃에 따르면 메타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로 촬영된 영상 일부가 케냐 나이로비의 데이터 처리 업체로 넘겨졌다. 해당 업체 직원들은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분류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하청받아 수행하고 있다.

메타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는 일반 안경처럼 생겼지만 카메라와 마이크가 내장돼 있다. 이용자가 "헤이 메타(Hey Meta)"라고 말하면 AI 비서가 켜지고 카메라로 사진과 영상을 찍거나 영상 통화를 할 수 있다.

AI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사람이 직접 영상을 보고 내용을 분류하고 설명을 달아야 한다. 이 작업을 '데이터 라벨링'이라고 한다. AI 기업은 이 작업을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의 하청업체에 맡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용자가 의도치 않게 찍힌 사생활 장면까지 외부에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케냐 현지 작업자들은 영상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봤다고 밝혔다. 한 직원은 "화장실을 가거나 옷을 벗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봤다"며 "당사자들은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찍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한 채 성행위를 하는 장면도 있었다"고 전했다.

메타는 스마트 글래스가 개인정보 보호를 고려해 설계됐다고 주장한다. 녹화 중에는 표시등이 켜지도록 돼 있다. 그러나 메타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는 'AI 사용 내역을 메타가 직접 검토할 수 있으며 자동 또는 사람이 수행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용자 대부분은 이 조항을 제대로 읽지 않는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메타 대변인은 "실시간 AI 기능을 쓸 경우 메타 AI 서비스 약관과 개인정보 보호정책에 따라 해당 영상이 처리된다"고 밝혔다.

이런 방식은 메타만의 문제가 아니다. 케냐·콜롬비아·인도 등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의 하청업체에 데이터 라벨링을 맡기는 것은 AI 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이다. AFP 통신은 지난해 이들 작업자가 범죄 현장 사진이나 시신 이미지 같은 충격적인 콘텐츠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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