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독감에 검사만 30가지…과잉진료 주범 ‘사무장 병원’ 급증

양지혜 기자 2026. 3. 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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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명의를 빌려 불법으로 병원을 개설해 운영하다 적발된 의료기관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향정신성 약물 오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과잉 진료를 부추기는 불법 개설 의료기관에 대한 관리가 더욱 촘촘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불법 개설 의료기관에서는 일반 병원에 비해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 약물 처방을 손쉽게 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무장 병원 등 불법 개설 의료기관의 경우 이윤 추구가 우선이기 때문에 과잉 진료가 가장 큰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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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의료기관 1년새 44곳 → 77곳
서울이 적발 1위…지방도 증가세
향정신성 약물 등 진료 수요 원인
환자 불법 몰랐다 주장땐 처벌못해
특사경 설치 필요…“국민 피해 줄것”


타인의 명의를 빌려 불법으로 병원을 개설해 운영하다 적발된 의료기관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향정신성 약물 오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과잉 진료를 부추기는 불법 개설 의료기관에 대한 관리가 더욱 촘촘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서울경제신문이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전국의 불법 개설 의료기관 수는 77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4개) 대비 약 2배 급증한 수치다. 전국 불법 개설 의료기관은 2022년 15개에서 이듬해 34개로 증가한 후 44개(2024년), 77개(2025년)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적발된 불법 개설 의료기관이 가장 많았다. 최근 5년(2020~2025년)간 총 46곳이 적발됐다. 경기도(32개)와 인천(14개)까지 합치면 전국(223개)의 거의 절반이 수도권에서 적발된 셈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지방까지 확대되고 있다. 부산의 경우 2024~2025년 최근 1년 새 적발된 불법 의료기관 수가 2개에서 8개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대구(3개→6개), 경상남도(2개→9개), 강원(5개→12개)도 크게 늘었다.

불법 개설 의료기관이란 의료법상 의료기관 개설 주체가 아닌 자가 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것을 뜻한다. 병원에 대한 실질적 권한은 비의료인, 통상 사무장이 맡고 의료인의 명의를 대여해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 병원’이 대표적이다. 적발될 경우 병원은 개설 허가 취소, 의사는 면허 정지 및 징역·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부당이익에 대한 건보공단의 환수도 진행되고 있다. 2009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불법 개설 기관의 환수 대상 금액은 약 2조 8849억 원에 달하지만 실제 공단에서 징수한 금액은 2550억 원(8.84%) 정도에 불과하다.

불법 개설 의료기관이 늘어나는 근본적 원인은 정상 의료기관에서는 처방을 해주지 않는 약 등을 받고자 하는 수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불법 개설 의료기관에서는 일반 병원에 비해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 약물 처방을 손쉽게 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달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1부(부장 이승학)는 사무장 병원을 운영하며 마약 성분이 든 의약품을 비대면 및 대리 처방해준 일당을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아울러 환자의 경우 해당 시설이 불법인 것을 몰랐다고 주장하면 처벌이 어려워지는 현행법 또한 불법 개설 의료기관을 확산시키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사무장 병원 등 불법 개설 의료기관의 경우 이윤 추구가 우선이기 때문에 과잉 진료가 가장 큰 문제가 된다. 독감으로 처방 받으러 온 환자에게 30건이 넘는 검사를 진행한 사례도 있으며 기업형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피부과 의사에게 미용 시술을 받고 정형외과에서 도수 치료를 받은 것처럼 진단서 서류 등을 맞추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향정신성 약품 등 의약품 관리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조속하게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특사경이 구체적 작동을 하면 불법 개설 의료기관의 문제 등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불법 개설 의료기관의 경우 수사 의뢰 이후 평균 수사 기간이 11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석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역시 지난달 “불법 개설 기관은 수사를 시작하면 바로 계좌를 빼돌려 (환수)할 수 있는 게 없는데, 특사경이 도입되면 공단이 즉시 계좌를 보고 불법 기관을 찾아내 국민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혜 기자 hoj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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