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레시피 1] 글쓰기가 막막한 우리 아이, 딱 한 문장의 마법부터 시작해 보세요

김현주 기자 2026. 3. 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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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문장보다 솔직한 한 줄이 아이의 생각을 깨웁니다
필사와 요약, 상상력을 곁들인 즐거운 기록의 시작
[글쓰기 레시피 1] 글쓰기가 막막한 우리 아이, 딱 한 문장의 마법부터 시작해 보세요. 사진=생성형AI이미지

[한국독서교육신문 김현주 기자]

"무슨 내용을 써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글쓰기 숙제 앞에서 연필 끝만 만지작거리는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님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하얀 종이가 주는 압박감은 어른들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요. 하지만 글쓰기는 거창한 창작이 아니라, 내 머릿속에 떠다니는 생각의 조각들을 문장이라는 그릇에 차곡차곡 담아내는 즐거운 과정입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글쓰기 레시피] 코너에서는 글쓰기의 심리적 문턱을 낮추고, 가정에서 부모님과 아이가 바로 실천해 볼 수 있는 세 가지 재료를 소개해 드립니다.

◆ 오늘의 필사 한 구절: 마음을 울리는 문장, 그대로 담아보기

글쓰기 근육을 키우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좋은 문장을 그대로 따라 써보는 '필사(筆寫)'입니다. 눈으로만 읽을 때와 손을 움직여 직접 써 내려갈 때의 문장은 아이에게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갑니다.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다. 하지만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 —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中

[부모님을 위한 가이드] 아이와 함께 위 문장을 공책에 천천히 옮겨 써 보세요. 그리고 그 밑에 아이의 생각을 묻는 질문 하나를 살짝 덧붙여 주시는 건 어떨까요? 예: "우리 OO는 나중에 어떤 어른이 되고 싶니?"

세 줄 독후감 레시피: 요약의 기술, 작게 시작하기

길게 쓰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아이라면 딱 세 줄만 써보게 해 주세요. 기승전결의 틀에서 벗어나 핵심만 추리는 연습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발견]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문장은 무엇이었니?
[이유] 왜 그 부분이 네 마음을 흔들었을까?
[연결] 이 책을 읽고 나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나 다짐한 것이 있니?

[작성 예시] "나는 오늘 『어린 왕자』를 읽고 여우와의 대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길들인다'는 말이 책임감을 뜻한다는 걸 처음 알았기 때문이에요. 이제는 우리 집 강아지 초코를 볼 때 더 정성을 다해 마음을 나누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오늘의 일기 주제: "만약에..."로 시작하는 상상력 한 스푼

"오늘 학교에 갔다. 급식을 먹었다. 재미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쓸 거리를 찾지 못해 괴로워하는 아이들에게 일기는 기록이 아니라 고역이 되곤 합니다. 아이의 일기장을 상상력의 놀이터로 바꿔줄 오늘의 주제를 제안합니다.

주제: "만약 내가 딱 하루 동안 '투명 인간'이 된다면?"

생각의 징검다리로 다음과 같이 질문해 주세요.  

[변신의 순간]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내 몸이 보이지 않는다면 거울을 본 소감이 어떨까?
[첫 번째 행선지] 평소라면 절대 들어갈 수 없거나, 꼭 몰래 가보고 싶었던 장소는 어디니?
[반전의 재미] 투명 인간이라서 겪게 되는 웃기고 황당한 상황은 무엇이 있을까?

[부모님을 위한 가이드] 아이가 내용을 채우기 어려워한다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예민해질 '소리'나 '냄새'에 대해 물어봐 주세요. 무엇보다 맞춤법이 틀리거나 내용이 엉뚱해도 괜찮습니다. 아이의 '생각의 흐름' 그 자체를 격하게 반겨주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러분의 '한 문장'을 기다립니다!
[글쓰기 레시피]는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입니다. 오늘 소개한 필사 문장을 쓰고 느낀 점이나, '투명 인간' 주제로 아이가 쓴 짧은 글을 본지 메일(readingnews22@naver.com)로 보내주세요. 선정된 글은 다음 호에 소개해 드립니다. 부모님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글쓰기는 요리와 참 닮았습니다. 좋은 재료(독서)를 잘 손질해서(생각하기), 나만의 양념(표현)을 더하면 근사한 요리가 완성되지요. 처음부터 화려한 만찬을 차리려 하기보다, 오늘 저녁엔 아이와 함께 소박하지만 진심이 담긴 '한 줄'부터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