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적인, 참신한 틀을 깬 아트페어

이향휘 선임기자(scent200@mk.co.kr),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2026. 3. 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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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최대 글로벌 아트페어 '아트 오앤오' 내달 2일~5일 세텍서 열려
엄선된 40여개 갤러리만 출품
미술계 홀린 라이징 스타부터
거장들의 신작까지 한자리에
탄자니아와 루마니아 갤러리
올해 첫 참여한 라인업도 눈길
흑인·제3세계 미술까지 품어
비영리 문화재단 '송은' 초청
공공성·상업성 입체적인 조망
아트페어의 새로운 지평 열어

◆ 아트페어 아트 오앤오 ◆

등스칭 'the way of seeing'. 아트사이드

'뻔하고 지루한 아트페어는 가라.'

도발적이고 참신한 아트페어가 돌아온다. 글로벌 미술계의 '핫'한 에너지를 모두 끌어모은 '아트 오앤오(ART OnO) 2026'이다.

국내 상반기 최대 규모의 글로벌 아트페어 '아트 오앤오'가 4월 2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다. 엄선된 소수정예 화랑 40여 곳이 시대를 앞서가는 젊은 안목을 펼치면서 올해 한국 미술시장의 포문을 화려하게 열어젖힐 것으로 기대된다.

1990년생 컬렉터인 노재명 대표가 설립한 아트 오앤오는 'Art One and Only'라는 이름처럼 단 하나뿐인 특별한 예술 경험을 선사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 올해 3회째로 더 날 선 감각과 강력한 라인업으로 돌아온다. 미술계가 열광하는 라이징 스타부터 세계에서 가장 구하기 힘든 거장들의 신작까지 미술에 진심인 컬렉터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독보적인 기회다.

올해 아트 오앤오의 가장 파격적인 행보는 젊은 작가 기획의 명가인 '송은' 미술관을 페어 안으로 초청했다는 점이다. 송은은 독창적인 회화와 미디어 예술을 선보이는 김지선·안정주 작가의 전시를 통해 단순한 판매 중심의 부스를 넘어 깊이 있는 시각적 담론을 제시한다.

노재명 대표는 "아트페어는 마켓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처음부터 이를 바꾸고 싶었다"며 "올해는 미술관과 재단 전시가 상업적인 아트페어 안으로 들어오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영리 기관과 상업 갤러리가 동일한 맥락 안에서 공존하는 플랫폼은 단순한 작품 거래를 넘어 예술의 공공성과 상업적 가치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시도다. 시장과 제도, 실험과 담론이라는 동시대 미술의 네 축을 하나로 교차시킴으로써 아트페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이병호 'Silhouette Coordinates'. 스페이스 소

국내외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두아르트 스퀘이라, 갤러리 징크, 니콜라스 크루프, 야리라거 갤러리를 비롯해 아라리오 갤러리, 갤러리 바톤, 가나아트 한남, 아트사이드 갤러리 등 쟁쟁한 화랑들이 이름을 올렸다. 아프리카 토종 화랑인 탄자니아의 란기 갤러리와 동유럽 현대미술의 교두보인 루마니아의 예차 갤러리가 처음 참여하며 라인업을 더욱 풍성하게 채웠다.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흑인 미술과 제3세계 미술의 흐름을 놓치지 않겠다는 아트 오앤오만의 날카로운 전략으로 풀이된다.

갤러리 명단에는 일본계 미사코앤로젠, 핀란드 헬싱키 화랑인 마카시니 컨템포러리, 라트비아 수도 리가와 서울 청담동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레이지 마이크도 포함돼 있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국가의 유수 갤러리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동시대 미술의 확장된 흐름을 서울 한복판에서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걷는 사람' 작가로 유명한 줄리안 오피 전시 전경. 두아르트 스퀘이라

3년 연속 아트 오앤오에 참여하는 포르투갈의 대형 갤러리 두아르트 스퀘이라는 '걷는 사람' 작가로 유명한 줄리안 오피와 '현대판 뭉크' 안드레 부처의 걸작을 포함해 에드먼드 브룩스-벡만, 패트릭 H 존스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출품한다. 윤한경 두아르트 스퀘이라 서울 대표는 "아트 오앤오에서는 평소에 못 만나는 컬렉터들이 많다"며 "화랑마다 손님들의 체류 시간이 길어 판매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갤러리 징크는 동남아뿐만 아니라 세계 현대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베트남 작가 판타오 응우옌의 신작을 공개한다.

지난해 파리 팔레드도쿄에서 개인전을 열며 유럽 유수의 미술관에서 러브콜을 받는 작가다.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갤러리인 니콜라스 크루프는 '인터넷 아트'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아티스트 듀오 '슈투더·판 덴 베르크' 작업을 선보인다. 이 듀오는 1990년대 초부터 인터넷 기반 미디어 작업을 이어온 모니카 슈투더와 파트너인 크리스토프 판 덴 베르크 2인조다. 아트 오앤오 기간에 맞춰 서울을 직접 방문해 현장에 열기를 더할 전망이다.

하비에르 카예하 'NEW WORLD NEW DREAMS'. 아이쇼

일본계 갤러리인 아이쇼는 글로벌 아트 마켓의 블루칩 하비에르 카예하를 소개한다. 커다란 눈망울과 삐죽한 입꼬리가 특징인 그의 '왕눈이 아이' 캐릭터는 전 세계적인 팬덤을 거느리고 있다. 귀여운 외형과 대비되는 'NO ART HERE' 'I DON'T CARE'와 같은 냉소적인 문구는 동시대를 바라보는 작가의 날카로운 통찰을 드러낸다. 그의 작업은 2021년 홍콩 경매에서 약 20억원에, 국내 서울옥션 경매에서도 8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아트 오앤오 측은 "최근 대형 작업만 보여서 구매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희소가치 높은 소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라 컬렉터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가나아트 갤러리는 일본 미술계의 라이징 스타 카와우치 리카코의 개인전을 한남동 갤러리와 아트 오앤오에서 동시에 개최한다. 신체와 음식이라는 본질적 화두를 거침없는 필치로 캔버스에 투사하는 그는 독보적인 내공을 지닌 작가다. 이정용 가나아트 대표는 "수년 전 모리미술관과 협업 그룹전을 진행하면서 주목하게 된 작가"라며 "표현력에 있어 거침이 없고 작업에 몰입하는 에너지가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파블로 벤조 'Window with vase'. 디스위켄드룸

아트 오앤오의 단골 화랑인 김나형 디스위켄드룸 대표는 "페어마다 작품이 거의 솔드아웃됐다"며 "올해는 김한샘, 박지나, 루카스 카이저, 문민, 파블로 벤조, 박신영, 비타우타스 쿰자 작가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역시 3회 연속 참가하는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중국 작가 등스칭의 신작을 공개한다.

세련된 감각을 선보이는 갤러리 바톤은 이재석, 빈우혁 작가의 작업을 통해 회화 매체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재석 작가는 자신의 군대 경험을 핵심 모티브로 삼아 활동하고 있으며 빈우혁 작가는 뼈저린 가난과 트라우마를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화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아트 오앤오는 아무 화랑이나 참여할 수 없는 철저한 '초청 기반(Invitation Only)' 아트페어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100개가 넘는 화랑들이 쏟아지는 일반 페어보다 집중도가 높고 피로감이 적다"며 "치밀한 기획력과 '선택과 집중'을 보여주는 아트 오앤오가 올해 상반기 미술시장의 포문을 연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향휘 선임기자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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