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우리 신혼여행 못가는 거야?”…이란-미국 충돌에 예비부부 발동동

안서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seojin@mk.co.kr) 2026. 3. 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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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입니다. 저렴한 특가 항공권을 잡았다고 좋아했는데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결국 눈물을 머금고 항공편을 취소했습니다. 일생에 한 번뿐인 신혼여행인데 너무나 허탈하네요."

몰디브 여행을 계획했던 한 예비신부는 "저렴한 특가 항공권을 잡았다고 기뻐했는데 목숨을 담보로 여행을 갈 수는 없어 결국 위약금을 물고 취소했다"며 허탈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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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공습 후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5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입니다. 저렴한 특가 항공권을 잡았다고 좋아했는데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결국 눈물을 머금고 항공편을 취소했습니다. 일생에 한 번뿐인 신혼여행인데 너무나 허탈하네요.”

이란과 미국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신혼여행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유럽이나 몰디브 등 인기 휴양지를 가기 위해 중동 국가를 경유하려던 이들은 항공편 취소와 일정 변경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전문가회의 청사가 있는 이란 중부 종교도시 곰(Qom)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야나돌루 통신 페이스북]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나 아부다비, 카타르의 도하 등 중동의 주요 허브 공항을 경유하는 노선을 예약한 여행객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 시사 이후 영공 폐쇄와 미사일 오발 사고 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경유지 안전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결혼 준비 카페 등에서는 “전쟁 중인 지역 근처를 비행하는 것 자체가 공포”라며 일정을 전면 수정했다는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몰디브 여행을 계획했던 한 예비신부는 “저렴한 특가 항공권을 잡았다고 기뻐했는데 목숨을 담보로 여행을 갈 수는 없어 결국 위약금을 물고 취소했다”며 허탈함을 토로했다.

두바이 호텔이 불타고 있는 모습. [BBC]
또다른 예비신부는 “당장 다다음주에 두바이 경유로 모리셔스 입국하는 일정이었는데 여행사에 문의해보니 기간이 임박해서 100% 환불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지금 취소하면 한푼도 못 돌려받는다고 해서 일단은 기다렸다가 항공사의 공식적인 결항 통보가 나오면 그때 환불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중동을 우회하는 대안 노선을 찾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몰디브 대신 직항 노선이 있는 동남아시아(발리, 푸켓 등)로 행선지를 바꾸거나 중동 대신 아시아권 공항을 경유하는 노선으로 재예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두바이 공항에 발이 묶인 에미리트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현재 중동 외항사들은 안전을 위해 운항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세계 최대 국제 항공사인 에미레이트 항공은 두바이 노선 운항 중단을 4일 밤까지 연장했으며 에티하드 항공도 5일까지 운행을 중단한 상황이다.

국내 항공사들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5일까지 결항 조치했던 두바이 노선을 오는 8일까지 운항 중단하기로 했다. 이후 현지 상황 변화에 따라 운항 스케줄을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해당 지역 체류 국민들에게 안전 유의를 당부하는 한편 여행 예정자들에게도 신중한 판단을 권고하고 있다. 외교부는 최근 2일 오후 6시를 기해 중동 지역 7개국에 한시적 특별여행주의보(2.5단계)를 발령한 상태다.

이란의 중부도시 곰(Qom)에 위치한 전문가회의 청사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아 붕괴한 모습이 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됐다. [X]
이번 특별여행주의보 대상 국가는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요르단,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이다. 최근 중동 정세가 악화되면서 우리 국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외교부는 이란 전 지역에 출국 권고에 해당하는 여행경보 3단계를 유지 중이다. 이스라엘에 대해선 국경으로부터 4㎞ 떨어진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접경지역과 가자지구엔 여행 금지에 해당하는 여행경보 4단계를, 그 외 전 지역에는 3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행경보는 △1단계(남색경보) 여행 유의 △2단계(황색경보) 여행 자제 △2.5단계 특별여행주의보 △3단계(적색경보) 출국 권고 △4단계(흑색경보) 여행 금지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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