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 의료비 손해’ 기초수급 장애인 자립 위한 의료급여 개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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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자인 장애인 조아무개(63)씨는 26살에 사고를 겪은 뒤 쭉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다.
의료급여 수급권자인 조씨의 연 급여일수(외래진료, 입원, 투약 일수 등을 모두 포함)는 400∼500일에 달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의료급여 수급자 중 조씨와 같은 등록장애인의 1인당 진료비가 비장애인의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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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고 싶어도 수급 중단될까 자립 포기”

기초생활수급자인 장애인 조아무개(63)씨는 26살에 사고를 겪은 뒤 쭉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다. 오랜 휠체어 생활로 방광이 축소되는 등 여러 장기에 이상이 생겨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고, 매일 약을 먹는다. 나이가 들면서 고혈압과 당뇨도 생겼다. 의료급여 수급권자인 조씨의 연 급여일수(외래진료, 입원, 투약 일수 등을 모두 포함)는 400∼500일에 달한다. 현재는 의료급여 덕에 의료비 부담이 거의 없지만, 수급권이 박탈되면 의료비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조씨는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서 모집하는 장애인 대상 일자리에 나가고 싶지만, 당장 의료비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손해’가 되는 터라 집 안에서만 생활 중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의료급여 수급자 중 조씨와 같은 등록장애인의 1인당 진료비가 비장애인의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생활보장제도에 진료비 지출이 많은 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등록장애인 의료급여 수급자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지난해 기준 1102만2351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등록장애인이 아닌 수급자의 평균 진료비는 624만634원으로, 장애인이 1.76배 더 높았다. 수급자가 실제로 내는 돈인 ‘본인부담금’도 등록장애인은 27만3830원이지만, 비장애인은 17만7661원으로 장애인이 10만원 정도 더 부담이 컸다. 장애로 인해 지속적인 치료와 재활이 필요하고, 만성질환과 복합질환을 앓을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의료 이용 자체가 비장애인보다 많아 진료비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진료비는 매년 올라 장애인의 1인당 평균 진료비도 2021년 891만4113원에서 2022년 934만6824원, 2023년 994만1012원, 2024년 1028만1362원으로 상승했다.
이같은 높은 의료비 부담이 장애인의 자립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급여 수급권자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생기면 의료급여 수급 자격을 잃게 된다. 하지만 늘어난 소득보다 의료비가 늘어나는 수준이 가팔라 ‘가처분 소득’은 오히려 적어지는 경우가 많다. 장애인은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어렵고, 진료비는 비장애인의 2배 수준이다 보니 ‘탈수급’을 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인다. 등록장애인은 전체 인구의 5% 수준인데, 의료급여 수급자 가운데 이들의 비율은 30.3%(2025년 기준)로 적지 않은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에 의료비 부담이 큰 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하고, 수급권을 잃더라도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현재는 차상위계층 의료급여도 있지만 혜택이 적다. 수급권을 잃더라도 의료비 지원이 급격하게 줄어들지 않도록 차상위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늘리거나, 의료급여 대상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예지 의원은 “장애로 인한 추가적 의료 필요와 부담을 (의료급여) 제도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면서 “장애인에게 근로소득이 발생해도 2년의 유예기간 동안 의료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특례를 마련하는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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