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코엑스 점령한 中 휴머노이드…‘로봇 굴기’ 현실이 되다
연 2만대 양산·산업 현장 투입…중국 로봇 상용화 속도전
화웨이 AI까지 결합…휴머노이드 산업 생태계 확장
![애지봇 G2. [출처=이수진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4/552778-MxRVZOo/20260304165417559zvzg.jpg)
글로벌 제조·로봇 산업의 중심이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중국 핵심 기업들이 4일 한국에 집결했다.
오늘부터 6일까지 사흘간 코엑스에서 열리는 'AW'에는 애지봇, 유니트리, 푸리에, 레주 등 중국 4대 로봇 기업과 화웨이가 참가하는 '차이나 휴머노이드 로봇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중국 기업들의 이번 행보는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휴머노이드 매출은 5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 중 애지봇 등 중국 상위 3사가 전체 매출의 56%를 점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내년에는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합쳐 약 44억 달러 규모의 폭발적 성장이 예고됐다.
◆애지봇, 산업용 'G2'·엔터테인먼트용 'X2' 투트랙 공략
글로벌 로봇 매출·출하량 1위 기업 애지봇은 산업 현장과 서비스 분야를 동시에 겨냥한 주력 라인업 'G2'와 'X2'를 내세웠다.
산업용 정밀 제조에 특화된 휴머노이드 G2 시리즈는 상호작용 지능과 정밀 관절 제어 기능을 결합해 실제 생산 공정에 투입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최대 키 1.8m, 무게 185kg의 육중한 체격에 26개의 자유도(DoF)를 갖춰 고난도 산업 작업을 수행한다. 배터리 효율을 최적화해 1회 충전 시 최대 4시간 동안 연속 작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X2 시리즈는 민첩한 기동성에 초점을 맞춘 소형 인간형 로봇이다. 키 1.3m, 무게 35kg의 가벼운 제원에 28개의 자유도를 구현해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최적화됐다. 특히 시각-언어-행동 통합 제어 알고리즘인 '전신VLA'를 적용해 사용자의 명령에 따른 정교하고 민첩한 퍼포먼스가 가능하다.
![유니트리 G1. [출처=이수진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4/552778-MxRVZOo/20260304165418850qzwi.jpg)
유니트리는 독보적인 모션 제어 기술을 앞세워 공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한다. 왕싱싱 유니트리 CEO는 최근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 목표를 전년 대비 약 4배인 최대 2만 대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기술적 신뢰도를 증명하는 극한 환경 테스트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소형 휴머노이드 'G1'은 최근 영하 47.4도의 설원에서 약 100km 자율 보행에 성공하며 혹한 속 배터리 출력 저하와 센서 결빙 등 실외 기동의 기술적 난제를 극복했다.
AW 시연 현장에서 공개된 G1은 23~43개의 다자유도(DOF) 관절 구조를 통해 인간에 가까운 가동 범위를 구현했다. 특히 모방학습과 강화학습 기반의 제어 시스템을 채택해 지능적인 동작 수행이 가능하며 '힘-위치 하이브리드 제어'를 적용해 사람의 손과 유사한 정밀도로 물체를 조작할 수 있다. 여기에 통합 로봇 대형 모델인 'UnifoLM'을 탑재해 고도화된 판단 지능까지 갖췄다.
국내 시장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G1은 현재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이마트 일렉트로마트에 전시 중이다. 3월 중순부터 3100만원대의 가격으로 정식 판매될 예정이다.
장청이 유니트리 솔루션 총괄은 "인공지능은 단순히 생각하고 말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환경에서 행동하고 상호작용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며 "작업 환경의 90% 이상이 인간의 신체 구조에 맞춰 설계된 만큼, 인프라 개조 없이 즉시 투입 가능한 로봇을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푸리에, 체화 지능을 통한 범용 휴머노이드 비전
재활 및 외골격 로봇 기업 푸리에는 '따뜻한 지능'이라는 철학 아래 상호작용 성능을 강화한 3세대 휴머노이드 라인업을 지난해 선보였다. 산업용 로봇 'GR-3C'와 반려 로봇 'GR-3(케어봇)'가 핵심 포트폴리오다. 두 기종 모두 키 165cm, 무게 71kg에 전신 55개 관절 자유도를 갖춘 풀사이즈 제원을 공유한다.
특히 정서적 교감을 목표로 설계된 GR-3는 고급 승용차 내장재와 유사한 부드러운 소재를 외관에 적용해 기계적인 이미지를 탈피, 머리와 몸통 등 전신에 터치 센서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접촉을 인지하고 감정을 표정으로 피드백하며 사전 입력된 동작이 아닌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자연스러운 보행'과 전신 동적 제어 기술로 인간과의 안전한 상호작용 성능을 높였다.
푸리에는 2015년 설립 이후 외골격 로봇 분야에서 다진 액추에이터와 알고리즘 기술을 바탕으로 상지 재활 로봇 등을 세계 40여 개국에 판매하며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푸리에의 상용화 전략은 병원의 재활 보조를 시작으로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거쳐 최종적으로 일반 가정에 진입하는 단계적 로드맵을 기반으로 한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저우빈 푸리에 공동창업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성공을 가름하는 유일한 기준은 결국 로봇이 각 가정에 진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가정 내 가사와 돌봄을 수행하는 '따뜻한 지능'의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레주 쿠아보4 프로. [출처=이수진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4/552778-MxRVZOo/20260304165420133ptku.jpg)
레주는 화웨이의 '오픈하모니' 운영체제를 탑재한 풀사이즈 휴머노이드 '쿠아보(Kuavo)' 시리즈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 '쿠아보 4 프로'는 키 약 170cm의 성인 체격을 갖춘 상용화 모델이다. 화웨이의 '판구(Pangu)' 거대언어모델(LLM)과 결합해 음성 명령 수행 및 복잡한 작업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
기술적으로는 최대 4.6km/h의 보행 속도를 구현하며 모래, 잔디 등 불규칙한 지형에서도 안정적인 기동성을 보여준다. 특히 최대 360Nm 토크를 내는 독자 개발 조인트를 장착해 약 20cm 높이의 수직 점프와 중량물 리프팅이 가능하다. 최근 공장 실증 테스트에서는 9.5시간 연속 작동 및 1000시간 이상의 무고장 가동 시간(MTBF)을 기록하며 산업용 로봇으로서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레주는 지난해 5G-Advanced 기술을 접목해 휴머노이드 성화 봉송에 성공하며 실전 운용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현재는 화웨이 및 중국 이동통신사와 협력해 20ms 이하의 저지연 원격 제어 기술을 전력망 점검 등 위험 작업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또 공장 숙련공이 코딩 없이도 드래그 앤 드롭 방식으로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공개하며 대규모 산업 현장 배포 기반을 마련했다.
렌광지에 레주 솔루션 총괄은 "진정한 체화 지능은 기존 자동화 설비가 해결하지 못한 산업 현장의 '마지막 1마일'을 타개하기 위한 기술"이라며 "체화 지능은 단순한 기술적 트렌드가 아니라 AI가 실제 세계로 진입하기 위한 필연적인 경로"라고 말했다.
이어 "압도적인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업용 휴머노이드의 대규모 배포 시대를 열 것"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퍼스트 무버'를 자처하는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이번 컨퍼런스는 국내 로봇 산업계에도 중요한 기술적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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