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쟁 핑계로 하루새 54원 올려…정부, 주유소 담합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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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내 휘발유 가격이 약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정부가 주유소들의 비정상적 가격 인상 행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이 1770원을 넘긴 것은 2023년 10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문제는 국제유가와 연동되는 국내 휘발유 가격이 오를 때는 빠르게, 내릴 때는 천천히 움직인다는 점이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하루 만에 2% 넘게 상승한 것은 최근 10년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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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ℓ당 1777.52원…29개월만에 최고
사재기·선제적 인상에 2주 시차 반영 무색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내 휘발유 가격이 약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정부가 주유소들의 비정상적 가격 인상 행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국제유가 급등세를 빌미로 담합에 나선 지역 주유소들이 주요 타깃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와 산업통상부·재정경제부 등은 국내 주유소 및 정유 업체들의 급격한 석유 가격 인상을 방지하기 위한 시장 단속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및 주요 산유국 감산 조치가 있었던 2023년 10월 범부처 석유 시장 점검단을 가동한 바 있는데 이 같은 정부의 시장 감시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ℓ당 1777.52원으로 전날보다 54.48원(3.16%) 급등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이 1770원을 넘긴 것은 2023년 10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843원에 달했다. 이외 세종 1793원, 대전 1790원, 인천 1786원 등 주요 지역의 휘발유 가격 역시 1800원에 근접했다.
문제는 국제유가와 연동되는 국내 휘발유 가격이 오를 때는 빠르게, 내릴 때는 천천히 움직인다는 점이다. 국제유가는 통상 2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시장에 반영되는데 이번에는 호르무즈해협 봉쇄 소식을 접한 일부 업체들이 사재기를 하거나 선제적으로 가격을 올린 것이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하루 만에 2% 넘게 상승한 것은 최근 10년래 처음이다. 전국 주유소의 자동차용 경유 평균 가격도 3일 1634.62원에서 이날 오후 4시 기준 1728.85원으로 6% 가까이 폭등했다.
이에 따라 올 초 국내 석유 가격 진정세와 함께 5개월 만에 2%로 안정된 소비자물가가 재차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커졌다. 품목별로 가중치가 클수록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총 1000 기준)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휘발유와 경유의 가중치는 각각 24.1, 16.3으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35.2%나 치솟았던 2022년 7월 국내 소비자물가는 6.3%나 급등한 바 있다. 캐서린 오 모건스탠리 아시아 한국·대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할 경우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0.6%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한편 기름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면서 영세 운송 업체들 역시 비상이 걸렸다. 서울 용산구에서 개인 용달차를 운용하는 선 모(70) 씨는 “영업용 차량은 유가 상승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는다”며 “기름값이 단기간에 급등하면 고객에게 만 원이라도 더 달라고 타협해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 행렬도 이어졌다. 3일 서울 구로구의 한 셀프 주유소 직원 최 모(66) 씨는 “이란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하루 평균 주유 차량이 20대 이상 늘고 대기 줄이 길어지는 상황도 잦아졌다”며 “평소 기름을 70%만 넣던 손님들도 이제는 100%를 가득 채운다”고 말했다.
대형 선박을 운용하는 원양어업·해운 업계도 유류비 상승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원양어업 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오르면 조업비는 물론 국내 물류비까지 중첩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며 “여기에 환율까지 불리하게 작용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해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르무즈해협은 그 자체가 목적지인 산유국들이 밀집한 곳이라 해상 우회가 어렵다”며 “유조선 운임 상승과 유가 폭등이 겹치면서 회사 실적에 미칠 영향이 매우 불확실한 상태”라고 전했다.
조윤진 기자 jo@sedaily.com황동건 기자 brassg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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