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100조원+α 시장안정프로그램 대기…증안펀드 '주목'

최수진 기자 2026. 3. 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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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금융위원장 "과도한 불안 경계"
외인 매도세에 시장안정자금 효과 미지수
[출처=연합]

6300선을 넘었던 코스피가 단 이틀 만에 5000선으로 내려앉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질 경우 현재 운영 중인 '100조원+α 시장안정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해 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12.06%, 코스닥 지수는 14.00% 급락해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5000대로 내려왔고, 코스닥 지수는 1000선이 붕괴됐다.

가파른 증시 하락에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긴급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금융감독원과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참석해 중동 관련 리스크 확산 이후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 위원장은 변동성 국면을 틈탄 시장질서 교란행위와 가짜뉴스 유포 가능성을 거론하며 면밀한 감시를 지시했다. 적발될 경우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무엇보다 금융시장 안정과 실물경제 영향 최소화가 중요하다고 보고, 관계기관들과 시장 동향을 촘촘히 모니터링하는 가운데 과도한 변동성이 발생하면 현재 운영 중인 '100조원+α 시장안정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하라고 주문했다.

실물경제 지원책도 병행한다. 금융위는 중동 상황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을 대상으로 산업은행(8.0조원), 기업은행(2.3조원), 신용보증기금(3.0조원) 등 총 13.3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기존 대출·보증은 1년간 전액 만기연장을 실시해 유동성 애로를 최소화하도록 지원체계를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시설·운영자금 지원과 함께 최대 1.3%p 금리 감면도 포함된다.

금융위는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담당자 보호 장치도 강조했다. 과거 유사 상황(2022년 3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처럼 중동 피해 기업에 대한 신규 유동성 공급과 만기연장 과정에서 담당자 면책을 요청한 기관들의 건의를 반영해,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면책이 즉각 적용되도록 했다.

금융위는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관계기관과 함께 '금융시장반'을 통해 중동 지역 관련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지속 운영할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거래소, 국제금융센터 등과 함께 개최한 중동상황 관련 관계기관 합동 「금융시장 상황점검회의」에서 최근 중동 지역 내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 및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중동지역 수출 취약 중소·중견기업 지원방안 등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출처= 금융위원회]

◆증안펀드 이번엔 가동될까

당국이 100조원+α 시장안정프로그램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증안펀드는 증시 안정을 위해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기금 출연을 받아 투자 금액을 코스피200 등 대표 지수 상품을 매입해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것이 목표다.

증안펀드는 1990년 증권시장안정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기도 했으나 무리한 자금 투입으로 부실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뒤따랐다. 이후 2003년과 2008년에 증안펀드 5000억원 안팎의 규모로 활용된 이후 증안펀드가 조성 이후 실제로 집행되지는 않았다.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증시가 급락하면서 10조7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바 있으나, 각국의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팽창 효과에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실제 투입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2022년에도 글로벌 긴축 위기에 따른 증시 급락으로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활용 방안이 거론됐으나 언급에 그쳤고, 2024년 계엄 사태 당시 시장 안정 조치 방안 중 하나로 언급된 것이 전부다.

3월 3~4일 이틀간 코스피 지수가 18.43% 하락한 가운데 외국인이 5조원 넘게, 기관이 1조원 이상 순매도에 나서고 있어 투자자 불안이 큰 상황이다. 더욱이 올해 코스피 지수가 강세를 보였던 가운데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7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한 규모가 17조원에 육박한다. 증안펀드 자금 10조원이 분할 투입된다고 해도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안펀드를 가동한다고 해서 시장을 부양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지금 상황이 워낙 단기에 급변한 만큼 당장 결정해 투입하기보다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시점을 모색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 원인으로 중동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최근까지의 높은 상승세에 따른 차익실현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하면서도, 우리 기업의 실적과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 자본시장 자금 유입 등 상승 동력이 남아 있어 증시의 '추세적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다.

정부가 시장 변동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정책 대응 능력을 갖춘 만큼, 시장 참여자들이 과도한 불안보다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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