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의 심장’과 ‘껄무새’ [유레카]

조혜정 기자 2026. 3. 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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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심장'.

주로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쓰이는 말로, 폭락장이나 급등장에서도 개의치 않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지난해 '정상화'가 시작돼 올해 폭등한 국내 주식시장엔 야수의 심장과 껄무새가 넘쳐난다.

그건 마이너스 통장까지 개설한 야수의 심장이든, 작고 소중한 월급을 아껴 투자하려는 껄무새든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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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심장’. 주로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쓰이는 말로, 폭락장이나 급등장에서도 개의치 않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반대말은 ‘껄무새’다. 그때 살걸, 그때 팔걸, 그때 더 살걸, 그때 더 팔걸, 후회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정작 투자는 잘 못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정상화’가 시작돼 올해 폭등한 국내 주식시장엔 야수의 심장과 껄무새가 넘쳐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현대자동차가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할 때, 영혼까지 탈탈 털어 매수해 몇배의 이익을 봤다는 인증 글은 종목토론방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여파로 코스피가 연이틀 역대 최대치 낙폭을 기록한 지난 3~4일에도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팔아치운 물량을 족족 받아낸 게 야수의 심장을 장착한 개미들이었다.

껄무새는 주가가 올라도 울고, 내려도 운다. ‘10만전자’ ‘50만닉스’일 때 상투 잡을까 무서워 못 샀던 이들이 ‘20만전자’ ‘100만닉스’에 쉽게 올라탈 수 있겠는가. 실적이 아무리 좋고, 전망이 아무리 밝아도 무서운 건 무서운 거다. 내리면 내리는 대로, 여기가 바닥이라면 지하가 있을 것 같아 매수 주문을 넣을 수가 없다.

그러잖아도 단기간에 급등해 변동성이 큰데다 중동 전쟁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혼란과 내적 갈등은 당분간 더 커지게 생겼다. 오죽하면 관련 기사들에 빠지지 않는 댓글이 이란 공격을 결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원망일까.

이럴 때일수록 되새겨야 할 건, 주식은 도박이나 로또가 아니라는 점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인 이광수씨는 ‘진보를 위한 주식투자’라는 책에서 “주식시장은 단순한 돈의 교환이 아니라 기업 성장과 경제 발전이 반영되는 장”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시절 ‘삼성 저격수’로 유명했던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2024년 생애 첫 주식으로 삼성전자를 샀다며 “국가 전략산업을 이끄는 회사이자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가 잘해주기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결국 주식 투자는 돈 놓고 돈 먹기나 일확천금의 꿈이 아니라, 내 투자로 기업을 더 성장시켜 사회에 도움을 주고 과실을 함께 누리는 일이라는 얘기다. 그건 마이너스 통장까지 개설한 야수의 심장이든, 작고 소중한 월급을 아껴 투자하려는 껄무새든 마찬가지다.

조혜정 디지털뉴스팀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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