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할 거라고 했지?”… ‘코스피 거품’ 주장하던 월가 비관론자 반응

박선민 기자 2026. 3. 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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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콜라노비치. /비즈니스 인사이더

미국·이란 전쟁으로 코스피가 가파른 속도로 폭락하자, 코스피 상승세 와중에도 ‘거품론’을 외쳐 이목을 끌었던 월가 비관론자가 자신의 예측이 적중했다며 자평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전 JP모건 수석 전략가는 3일 X를 통해 “내가 전쟁 날짜를 말해줬고, 닛케이와 코스피가 폭락할 것이라고도 얘기했다”며 “사람들 대부분은 여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눈가리개를 쓰는 쪽을 택했다”고 했다.

또 한국 투자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EWY)가 은 선물과 같다는 내용으로 자신이 지난달 12일 작성한 게시물을 다시 공유하며 “두 종목 모두 개장 전 거래에서 12% 하락했다”고도 썼다. 코스피가 5700대 수준으로 하락한 그래프를 따로 게시하기도 했다.

콜라노비치가 3일 자신의 코스피 폭락 예측을 자평하며 올린 글. /X

콜라노비치는 지난달 20일부터 코스피 거품론을 설파해 온 바 있다. 그는 “한국 증시는 두 배 올랐으나 미국 증시는 내리고 있다”며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본 지출로 트럼프가 쥐어짜낸 돈이 미국을 떠나 한국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M7(7개 대형 테크주)이 코스피 기업에 자본을 투자하고, 미국 투자자들이 M7에서 자본을 빼내 아시아에 보내고 있다”며 “미국 반도체 업체들도 삼성전자, 키옥시아, TSMC 등을 통해 대부분 아시아에서 생산하고 있어 ‘MAGA’가 아시아에서 이뤄지고 있는 꼴”이라고 했다.

같은 달 25일에는 코스피의 최근 상승률 그래프를 들어 “역사적으로 코스피는 1000에서 2000까지 오르는 데 40년이 걸렸는데, 지금은 불과 몇 달 만에 4000포인트 올랐다”며 “이는 평균적인 과거 수익률 기준으로 100년이 넘는 상승분과 같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메모리 부족 현상이 정상화되면, 지금 매수하는 투자자는 평생 다시 이런 수준을 못 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튿날에는 “지난밤 4% 가까이 급등한 코스피가 블로오프 탑(blow-off top)일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코스피가 엔비디아 실적을 호재로 올랐지만, 정작 엔비디아 주가는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블로오프 탑’은 주가와 거래량이 가파르게 급등한 뒤 더 큰 폭의 급락이 뒤따르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개미 투자자는 사고, 외국 기관 투자자는 팔고 있다”고 했다.

콜라노비치는 코스피 6000을 실질적으로 이끈 반도체 기업 수요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반도체 수요 급증을 ‘일시적 물 부족 현상’에 빗대 “일시적인 물 부족 현상으로 사막에 있는 사람에게 물 한 병을 100달러에 팔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대부분의 물은 개당 1달러에 팔릴 것인데, 일부 전략가들은 (100달러의) 물 한 병을 기준으로 주식이나 코스피 지수뿐만 아니라 MSCI 신흥시장 지수 전체의 가치를 평가한다”고 했다.

월가의 대표 비관론자인 콜라노비치는 19년간 월가에서 일하며 정확한 시장 예측으로 ‘월가의 간달프’(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현명한 마법사)로도 불렸다. 하지만 2022년부터 잇달아 시장 예측에 실패하면서 명성을 잃기 시작했고, 이후 2024년 미국 주식 상승장을 재차 예측하지 못하고 끝내 JP모건을 퇴사했다. 당시 블룸버그통신은 “그가 지난 2년 동안 잘못된 판단으로 은행과 고객에게 손해를 끼친 끝에 짐을 싸게 됐다”고 보도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5093.54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698.37포인트(12.06%) 떨어진 수치로, 이는 9·11 테러 다음 날인 2001년 9월 12일 기록한 일일 하락률(12.02%)을 넘어선 최대 낙폭이다. 그간 코스피 강세를 견인했던 삼성전자는 17만 2200원, 하이닉스는 84만 9000원까지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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