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11 테러’ 충격보다 컸다···삼전은 이틀간 20% 폭락

미국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우려에 코스피 지수가 4일 역사상 ‘최악의 날’을 보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하루 12.06% 하락해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하락률을 뛰어넘은 수치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4일 전장보다 27.61% 오른 80.37에 마감해 지수가 만들어진 2009년 4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틀간 20% 넘게 급락했다.
코스피는 이날 12.06% 폭락해 1983년 1월 출범 이후 일일 하락률이 가장 컸다. 장중 기준으론 코스피는 12.65% 폭락해 지난 2000년 4월 17일(-12.7%) 이후 25년 11개월만에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의 낙폭도 698.37포인트로 역대 최대였다.
코스닥 지수도 이날 14% 폭락해 1997년 1월 출범 이후 가장 큰 일일 하락률을 기록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코스피가 10% 넘게 하락한 경우는 이날을 포함해 총 4번에 불과했다. 9·11테러(2001년 9월12일, -12.02%), 닷컴버블(2000년 4월17일 -11.63%),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24일, -10.57%) 등으로 모두 큰 대외 충격을 받거나 시장이 붕괴할 정도로 큰 위기상황이었다.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코스피가 받은 충격도 컸다는 것이다.
지금까진 코스피가 7% 이상 급락한 경우(이날 제외 역대 9번) 2008년 10월(2번)을 제외하곤 모두 이튿날 코스피가 반등했지만, 이날은 오히려 전날보다 더 크게 추락했다.
코스닥의 충격도 컸다. 코스닥 지수의 종전 역대 최악 하락률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3월19일 기록한 -11.71%였다. 이날 코스닥 하락률이 이보다 2.29%포인트 높았다.
이날 일본 증시나 대만 증시 모두 3~4%대 하락률을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증시 하락 폭은 유독 큰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많이 오른 만큼 많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과열 부담’이 컸다는 뜻이다.
특히 증시를 견인한 대형주의 낙폭이 컸다. 이날 국내증시 ‘탑3’로 꼽히는 삼성전자(-11.74%), SK하이닉스(-9.58%), 현대차(-15.80%) 급락해 이틀연속 9% 폭락했다. 전날 상승했던 방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7.61%)도 이날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27일 ‘21만전자’에 머물렀던 삼성전자는 이틀간 20.46% 추락해 17만2200원까지 밀렸다. 주가가 106만원을 웃돌았던 SK하이닉스는 19.98% 하락해 84만9000원, 현대차는 25.67%나 폭락해 50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 상승종목은 이날 거래된 종목중 1.41%에 불과한 13개 종목에 그쳤다. 대성석유 등 모두 석유나 원자재 관련 기업이었다. 코스닥에선 이날 거래 종목 중 1.46%만 상승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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