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영화 보자’…청년문화예술패스 흥행 돌풍

김현수 기자 2026. 3. 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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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예매처·대상자 확대 등 제도 개선
신청 당일 접속 집중으로 사이트 마비
대전·대구, ‘지자체 예산 소진’ 조기마감
광주, 개시 일주일만 신청 78.3% 달성
공연 인프라 개선·ACC 연계 등 숙제도
지난달 25일 청년문화예술패스 신청 개시 당시 접속자가 몰려 사이트가 마비된 모습. 청년문화예술패스 캡처

청년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행 중인 '청년문화예술패스' 사업이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광주광역시에서의 흥행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린다.

4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이제 막 성인이 된 청년들에게 공연·전시·콘서트 관람 등을 지원해 적극적 문화소비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최대 15만원이었던 지원금이 올해부터는 최대 20만원으로 확대됐으며, 지난해에 비해 이용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순수예술을 비롯한 많은 예술 분야에서 패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청년들의 반응은 뜨겁다. 2026년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지난달 25일 오전 10시께 신청을 개시했지만 예상보다 많은 접속자가 집중돼 당일 사이트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4일 접속한 청년문화예술패스 사이트에 대전과 대구의 조기 신청 마감 안내문이 게시된 모습. 청년문화예술패스 캡처

대전광역시의 경우 신청이 시작된 지 불과 하루 만인 지난달 26일 오후 4시28분께 1차로 배정된 지자체 예산이 모두 소진돼 신청이 마감됐고, 대구광역시도 같은 이유로 다음날 오전 12시57분께 1차 신청이 마감됐다.

광주에서 청년문화예술패스 사업은 처음 시작된 2024년까지만 해도 저조한 참여율을 보였다. 나이만 부합하면 누구나 무료로 문화생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덕분에 대상자 수 5200명 중 73.1%가 신청했지만, 실제 예산 소진율은 28%에 그쳤다. 총예산 7억8000만원 중 2억2000만원만 사용된 것이다.

많은 청년이 문화생활에 대한 욕구가 높음에도 패스를 사용할 수 있는 예매처 부족, 열악한 공연 인프라 등의 문제에 가로막혀 예술 관람을 포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대중음악 콘서트·페스티벌까지 관람 허용 분야를 확대하면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났다. 광주 기준 대상자 5126명 중 77.7%가 신청하면서 신청률이 소폭 상승, 예산은 7억6900만원 중 51.4%가 소비되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광주 청년들에게 '그림의 떡'처럼 여겨졌던 문화 생활 지원금이 제도 개선을 통해 실제 소비로 이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광주시에 따르면 신청 개시 일주일이 지난 이날 기준 대상자 8905명 중 78.3%가 청년문화예술패스를 신청했다. 2024년과 2025년 당시 1년간 신청률이 70%대였던 것을 보면 이례적인 수치다.

흥행 돌풍에 가장 큰 보탬이 된 것은 소비처 확대다. 지난해에 이어 관람 분야를 추가한 청년문화예술패스는 기존 소비처에 더해 영화 관람까지 가능하게 됐다. 특히 비수도권의 빈약한 공연 인프라를 보완하기 위해 수도권(2회)보다 2배 많은 영화 관람 가능 횟수를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 오는 8월부터는 청년들의 인기 문화 소비처인 '도서' 분야까지 사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예매 협력 업체 추가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까지는 놀티켓(NOL)·예스24 두 곳에서만 예매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여기에 티켓링크·멜론티켓이 추가돼 이전보다 다양한 공연 예매가 가능해졌다. 신청 대상자 역시 만 19세에서 만 19~20세까지 확대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광주가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아있다. 현재 NOL을 통해 예매할 수 있는 전국 807개의 공연 중 광주·전남에서 열리는 공연은 18개에 불과하다. 대전·충청이 90개, 대구·경북이 50개, 부산·경남이 73개인 것을 감안했을 때 비수도권과의 격차도 큰 편이다. 청년문화예술패스는 토크콘서트나 팬미팅 등 청년들이 열광하는 일부 장르의 관람이 제한된 만큼 광주의 공연 인프라 빈곤은 더욱 뼈아프다.

관람이 가능한 장소 중 광주의 대표 문화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부재한 것도 한몫한다. ACC 재단은 자체적인 예약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청년문화예술패스는 등록된 예매처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ACC에서 열리는 공연에 패스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광주시 관계자는 "신청 추이를 미뤄봤을 때 올해는 지난해보다 훨씬 더 많은 예산을 소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광주 예술의전당이나 김대중컨벤션센터 등 광주의 대형 문화공간과의 연계가 가능한 만큼 ACC의 협조도 지속적으로 요청해 청년문화예술패스가 성공적인 문화 부흥 사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년문화예술패스는 대한민국 만 19~20세 청년이라면 누구든지 신청 가능하다. 생애 최초 1회만 지원이 가능하고, 수도권(서울·경기·인천) 15만원, 비수도권 20만원의 지원금이 제공된다. 신청기간은 오는 6월30일까지로 신청순으로 발급된다. 지역별 예산 소진 시에는 해당 지역 발급이 마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