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충돌 압력에도 살아남은 미생물…행성 간 생명 이동 가능할까

임정우 기자 2026. 3. 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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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충돌로 튕겨 나간 암석 파편을 타고 미생물이 행성 사이를 이동할 수 있다는 가설에 실험적 근거가 제시됐다.

칼리앗 라메시 미국 존스홉킨스대 기계공학과 교수와 조슬린 디루지에로 생물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극한미생물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가 소행성 충돌 시 발생하는 극한 압력을 견디고 높은 비율로 생존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넥서스'에 3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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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 대형 소행성이 충돌하면 표면 암석이 우주로 튕겨 나간다. 파편 속 미생물이 충돌 충격을 견딜 수 있는지가 '암석범종설'의 핵심 쟁점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소행성 충돌로 튕겨 나간 암석 파편을 타고 미생물이 행성 사이를 이동할 수 있다는 가설에 실험적 근거가 제시됐다.

칼리앗 라메시 미국 존스홉킨스대 기계공학과 교수와 조슬린 디루지에로 생물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극한미생물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가 소행성 충돌 시 발생하는 극한 압력을 견디고 높은 비율로 생존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넥서스'에 3일 발표했다.

화성에 대형 소행성이 충돌하면 표면 암석이 탈출 속도 이상으로 튕겨 나가 우주 공간으로 방출된다. 지구에서 발견된 화성 운석이 이를 증명한다. 방출되는 파편이 받는 충격 압력은 최대 5기가파스칼(GPa, 1GPa는 대기압의 약 1만 배에 해당하는 압력 단위)로 추정된다.

파편 속에 미생물이 있다면 충돌 충격을 견딜 수 있는지가 생명이 암석을 타고 행성 간 이동할 수 있다는 가설인 '암석범종설'의 핵심 쟁점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대장균 등 일반 미생물을 대상으로 실험했으나 유사 압력 범위에서 생존율이 0.01~1%에 그쳐 행성 간 생명 이동 가능성은 낮게 평가됐다.

연구팀은 방사선과 건조에 강한 것으로 알려진 극한미생물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를 대상으로 압력-전단 판 충격 실험 장치를 개량해 사용했다. 두 장의 강철판 사이에 미생물 시료를 넣고 고속 발사체로 충격을 가한 뒤 시료를 회수해 생존율, 세포 구조 변화, 전사체 반응을 분석했다. 기존 실험과 달리 시료 전체에 균일한 압력을 가하고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으며 충격 후 충분한 양의 생물 시료를 회수해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실험 결과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는 1.4GPa 충격 압력에서 생존율이 평균 약 95%였다. 1.9GPa에서 약 90%, 2.4GPa에서도 약 60%가 생존했다. 같은 압력 범위에서 생존율이 1% 미만이었던 대장균, 셰와넬라 오네이덴시스 등 기존 연구 대상 미생물보다 수십~수만 배 높은 수치다. 투과전자현미경(TEM) 관찰에서는 1.4GPa 충격을 받은 세포가 비충격 대조군과 유사한 형태를 유지한 반면 2.4GPa에서는 세포막 파열과 내부 손상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충격 후 미생물의 유전자 발현도 분석했다. 2.4GPa 충격을 받은 세포에서는 DNA 복구 유전자와 철 흡수 관련 수송체 유전자가 크게 활성화된 반면 세포벽 합성·세포 분열 관련 유전자는 억제됐다. 세포가 성장보다 손상 복구를 우선시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화성 탈출 파편이 받는 압력 범위인 0~5GPa에서 극한미생물이 높은 생존율을 보일 수 있음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D. 라디오두란스가 우주 방사선, 극저온, 건조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며 "이번에 충돌 탈출 시 극한 압력에서도 높은 생존율이 확인됨에 따라 소행성 충돌을 통해 생명체가 태양계 행성 간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밝혔다. 

<참고> 
doi.org/10.1093/pnasnexus/pgag018

[임정우 기자 jjw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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