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눈·비 평년 절반 수준··· “봄철, 산 전체가 장작 될 수도”

지난겨울 전국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림이 빠르게 말라 봄철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은 4일 ‘2025년 겨울철(2025년 12월~2026년 2월) 기후특성과 원인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전국 강수량은 45.6㎜로 평년(89.0㎜)의 53.0%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작년(39.6㎜)에 이어 2년 연속 겨울철에 뚜렷한 건조 경향이 나타났다. 지난겨울 평균 상대습도는 58%로, 1973년 관측 이래 다섯 번째로 낮았다.
기상청은 지난해 12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했지만 올해 1월과 2월 들어 건조 경향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1월에는 한반도 북동쪽에 차가운 기압골이 자주 발달하면서 건조한 북서풍이 불어 강수량이 4.3㎜에 그쳤다. 2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강수량(17.3㎜)이 적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됐다.
지난겨울 서풍 계열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특히 강원 영동과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상대습도가 50% 아래로 떨어졌다. 전국 기상가뭄 발생일수는 2.9일이었지만, 경남 지역은 14.5일로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많았다.
겨울철 전국 눈 일수는 14.5일로 평년(15.9일)과 비슷했지만, 내린 눈의 양은 14.7㎝로 평년(26.4㎝)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건조 현상으로 산불이 더 일찍,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상욱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산불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시기는 봄철이지만 겨울철 강수량이 적으면 산불 발생 시기가 앞당겨지고, 토양에 머금은 수분이 줄어들면서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겨울철에 이어 봄철까지 가문 날씨가 지속되면 산 전체가 장작처럼 마른 상태가 된다. 조건만 갖춰지면 산불이 더 크게,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박사는 “강수량이 줄어 대기가 건조해지고 산림 내 낙엽이 바짝 마르면서 산불이 더 자주, 더 크게 발생하는 다발화·대형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봄철에는 기온 상승이라는 기상 조건에 더해 사람들의 방문도 잦아지는 인위적 조건까지 겹치면서 산불 위험이 더 커진다. 겨울에도 대형 산불이 두 건이나 발생했지만 사실상 산불 대비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겨울 전국 평균기온은 1.1도로 평년(0.5도)보다 0.6도 높았다. 지난해 12월(2.4도·평년 1.1도)과 지난 2월(2.7도·평년 1.2도)은 평년보다 따뜻했다. 다만 1월에는 하순에 강한 추위가 열흘 이상 지속되면서 평균기온이 영하 1.6도로 평년(영하 0.9도)보다 낮았다.
겨울철 한반도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는 12.9도로 최근 10년(2016~2025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서해는 7.9도, 남해는 16.3도, 동해는 14.4도를 기록해 최근 10년 기준 각각 상위 4위, 1위, 5위를 기록했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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