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의 몽니…‘수억원대 성과급’ 제안도 거부

장우진 2026. 3. 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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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부가가치(EVA) 20% 등 선택권
특별포상·자사주 지급 등도 제안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
부서 간 임금격차 상대적 박탈감 우려

삼성전자 노사 임금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10%' 등의 파격적인 성과급 안을 제시했지만,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전국삼성전자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등 3곳이 참여한 공동교섭단이 끝까지 '성과급 상한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서다.

재계에서는 성과급 상한을 폐지할 경우 사업부별 결속력이 저해되고, 속도가 생명인 반도체 투자 재원 확보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4일 오후 사내 공지를 통해 "회사는 임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는 등 최대한 노력했지만 전날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 2차 조정회의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받았다"며 "자세한 협상 내용을 알려드려 임직원 여러분들의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2차 조정회의서 공동교섭단의 '성과급 투명화' 요구를 대폭 수용했다. 구체적으로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기준을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와 '영업이익의 10%' 중 직원이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회사는 '성과급 제도 투명화' 요구에 부합하는 'OPI재원을 EVA 20%와 영업이익 10% 중 선택'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또 성과급 상한 폐지 대신, 실질적으로 모든 임직원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종합 보상 패키지를 제안했다.

여기에는 특별 포상(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OPI 100% 추가 지급), 경제적 보상(임금 인상률 6.2%, 전 직원 자사주 20주 지급), 근로 조건 개선(직급별 샐러리캡 상향, 고정시간외수당 시간 수 축소), 복리후생 강화(주택대부 최대 5억원 지원, 사내몰 100만포인트 지급, 장기근속 휴가 확대) 등이 해당한다. 삼성전자 직원의 평균 연봉이 약 1억500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사측의 제안은 상당히 파격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공동교섭단은 이날 새벽 "2차 조정회의서 전날 오후 11시55분 최종 '조정 중지' 결론이 났다"며 "공동교섭단은 현 시간부로 공동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해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쟁의 행위에는 파업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올해 임금교섭에서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 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인상률 7% 등을 요구했다.

노조가 OPI 상한 자체를 폐지 요구를 끝내 거부하면서 결국 조정이 중단됐다.

업계에서는 성과급 상한 폐지가 가져올 부작용이 클 것이란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상한이 사라지면 실적이 좋은 일부 사업부는 일시적으로 막대한 보상을 받게 되지만, 업황에 따라 실적 달성이 어려운 대다수 사업부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두고 직원들 간 시각 차이가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조직의 결속력을 해치는 '노노 갈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추산하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200조원을 훌쩍 넘는다. 만약 200조원을 달성한다고 가정했을 때, 메모리에서만 160조원을 낸다고 하면 메모리 직원(약 4만명 추산)들은 1인당 4억원의 성과급을 받는 셈이다.

작년 반도체 외 사업군 영업이익이 18조5000억원을 낸 점을 감안하면 메모리 쏠림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다.

사측은 "단순히 OPI 상한을 폐지하면 일부 사업부에 일시적으로 혜택이 부여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OPI 초과 이익 달성이 어려운 대다수 사업부는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상한 없는 성과급 제도가 삼성전자의 근간인 '기술 경쟁력'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호황기에 현금을 충분히 확보해야 불황기를 대비해야 하는데, 성과급으로 재원이 고정적으로 유출될 경우 재투자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전쟁은 속도전이다. 노조가 연례적인 파업과 천문학적인 손실을 언급하면서 발목을 잡는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이기적인 요구보다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전례가 없는 많은 이익 창출에 기여한 사업부에는 특별포상을 통해 상당한 보상을 하고, 전사적으로는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해 보다 많은 직원들이 지속 수혜 가능한 전사 차원의 방안을 고민했다"며 "중요한 시기에 다른 무엇보다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모두 다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삼성전자 서초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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