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로는 다 말할 수 없었다”… 래퍼 치타, 첫 회화 개인전 ‘인간의 욕심으로부터’

제주방송 김지훈 2026. 3. 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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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ICES BEYOND SOUND: 인간의 욕심으로부터’… 황창배미술관 초대전
자연·동물·인간을 잇는 22점의 회화… 성장의 문명이 남긴 균열을 그리다
김은영 作 ‘자멸의 빛’ (2021, 캔버스에 아크릴릭, 91x91㎝. 고운(GOUN) 제공)


래퍼 치타(본명 김은영)가 회화 작가로서 첫 개인전을 엽니다.

오는 9일부터 서울 연희동 황창배미술관에서 열리는 ‘VOICES BEYOND SOUND: 인간의 욕심으로부터’는 자연과 동물, 인간을 주제로 한 회화 22점을 통해 문명의 욕망과 생명의 공존을 바라보는 전시입니다.

대중에게 강렬한 랩과 무대로 기억되는 아티스트가 이번에는 색과 형상으로 세계를 풀어냅니다.

소리로 세계를 표현해 온 작가가 이미지라는 또 다른 언어로 시선을 확장한 작업입니다.

치타(김은영) 작가 (고운(GOUN) 제공)


■ 소리의 예술에서 이미지의 사유로

전시는 음악 활동으로 알려진 치타가 회화 작가 김은영으로 선보이는 첫 공식 개인전입니다.

초기 ‘제네시스(Genesis)’ 연작부터 최근 작업까지 모두 22점이 공개됩니다.

작품 속에는 자연과 동물, 인간이 하나의 생명 서사 안에 함께 등장합니다.

인류 문명의 발전 뒤편에서 밀려났던 풍경들이 화면 위에 드러납니다.

환경 오염과 생태 파괴, 인간의 편의와 욕망이 만들어 낸 세계.

작가는 그 과정에서 사라지거나 지워진 존재들의 흔적을 상징적 이미지로 끌어올립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지구는 여전히 아름답지만 동시에 매우 위태롭다”며 “진보라는 이름으로 치러진 희생과 끊임없이 새로움을 소비하는 인간의 태도를 바라보고 싶었다”고 작업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김은영 作 ‘숨결’ (2023, 캔버스에 아크릴릭, 24x30㎝. 고운(GOUN) 제공)


■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는 예술의 태도

전시가 열리는 황창배미술관은 한국 현대미술가 황창배(1947~2001)의 창작 정신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공간입니다.

특정 장르나 매체에 머무르지 않는 예술적 실험을 꾸준히 소개해 온 곳입니다.

이 공간이 바라보는 기준은 ‘누가 예술가인가’보다 ‘어떤 방식으로 세계를 바라보는가’에 가깝습니다.

래퍼로 알려진 치타의 회화 개인전이 이곳에서 열리는 이유도 그 맥락에서 이해됩니다.

철학자 질 들뢰즈는 예술을 세계의 형태를 재현하는 작업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를 감각하는 방식을 새롭게 조직하는 행위로 설명했습니다.

치타의 작업 역시 그 흐름의 연장선에서 읽힙니다.

소리로 표현되던 감각이 색과 형상으로 이동하며 다른 감각의 경로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 감상에서 경험으로 확장되는 전시

이번 전시는 관람 방식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갑니다.

국내 와인 전문 기업이 후원사로 참여해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한정판 와인 아트 굿즈가 함께 공개됩니다.

또 반려견 동반 관람도 허용됩니다.

황창배미술관에서 처음 시도되는 방식입니다.

최근 미술계에서 전시는 작품을 바라보는 공간을 넘어 감각과 경험을 결합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시는 그 변화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김은영 作 ‘목숨을 건 런웨이’ (2026, 캔버스에 아크릴릭, 53x53㎝. 고운(GOUN) 제공)


■ 제주와 만나는 지점

이번 전시가 다루는 주제는 특정 지역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습니다.

자연과 개발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는 제주 역시 같은 현실 위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관광 산업과 자연 보존 사이에서 이어지는 논쟁은 제주 사회의 오래된 과제입니다.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 낸 풍경을 바라보는 이번 전시의 시선은 그 지점에서 제주와 연결됩니다.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 그리고 인간이 세계와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한 성찰입니다.

예술이 던지는 사유는 때로 정책보다 오래 남습니다.

그리고 가장 현실적인 장소에서 더 깊게 울립니다.


■ ‘소리 너머의 목소리’

전시 제목 ‘VOICES BEYOND SOUND’는 소리의 바깥에서 감지되는 세계를 가리킵니다.

인간이 미처 듣지 못했던 자연의 울림, 그리고 스스로 외면해 온 감각의 흔적입니다.

예술은 그 침묵을 드러내는 언어입니다.

보이지 않던 감각을 표면으로 끌어올리고,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 온 세계의 균열을 조용히 드러냅니다.

이번 전시는 전시기획사 고운(GOUN)이 기획했습니다.
최고운 전시감독은 “모든 생명은 그 자체로 경의롭다”며 “성장과 발전을 좇는 과정에서 인간이 놓치고 있는 가치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래퍼 치타의 첫 회화 개인전 ‘VOICES BEYOND SOUND: 인간의 욕심으로부터’는 9일부터 4월 4일까지 서울 연희동 황창배미술관에서 열립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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