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뒤에야 등장한 ‘예언자’… 코스피 거품 논쟁, 다시 불붙었다
그러나 시장은 전쟁이 먼저 흔들었다

코스피가 급락하자 월가의 한 인물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한국 증시를 향해 ‘거품’을 경고해 왔던 마르코 콜라노비치 전 JP모건 수석전략가입니다. 곧바로 “예측이 맞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금융시장이 던지는 질문은 다릅니다.
정말 거품이 터진 것인지, 아니면 전쟁이라는 외부 충격이 시장을 밀어낸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증시는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하락을 설명하는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내가 이미 말했었다”… 콜라노비치의 공개 발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3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최근 증시 급락을 언급했습니다.
“나는 전쟁 시점과 닛케이, 코스피 하락을 이미 경고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눈을 가렸다”고 적었습니다.
또 미국 시장에서 한국 대표 투자 ETF인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EWY)가 프리마켓에서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자신의 전망이 맞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콜라노비치는 최근 몇 주 동안 한국 증시 상승을 두고 ‘거품’이라는 표현을 반복해 사용해 왔습니다.
■ 코스피 향한 거품 경고… 한 달 전부터 이어졌다
콜라노비치는 지난달부터 한국 증시 상승 속도를 문제 삼아 왔습니다.
코스피 상승률 그래프를 공개하며 “1,000에서 2,000까지 오르는 데 40년이 걸렸는데 몇 달 만에 수천 포인트가 뛰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최근 시장 흐름을 두고 ‘블로오프 톱(blow-off top)’ 가능성을 거론했습니다.
가격과 거래량이 급등한 뒤 급락이 뒤따르는 전형적인 과열 패턴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런 우려와 달리 당시 코스피 지수는 1% 하락한 6,244.13으로 마감했습니다.
특히 개인 투자자 매수 확대와 외국 기관 매도를 대비시키며 시장 수급 구조에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국내 반도체 대표 종목인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AI 붐으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한 것은 사막에서 물 한 병을 100달러에 파는 상황과 같다”며 “결국 대부분의 물은 개당 1달러에 팔리게 될 것인데 일부 전략가들은 그 가격을 기준으로 국가(코스피 지수)나 MSCI 신흥시장 전체 가치를 평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가격은 정상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 코스피 급락… 시장을 흔든 건 전쟁이었다
그렇지만 이번 하락이 거품 붕괴라는 주장에는 다른 해석도 존재합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핵심 변수는 미국과 이란 사이 군사 충돌이었습니다.
중동 긴장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빠르게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전쟁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3일 코스피는 7% 넘게 급락했습니다.
다음 날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장중 6% 이상 떨어졌습니다.
일본 증시 역시 동반 하락했고 신흥시장 ETF에서도 매도 압력이 확대됐습니다.
즉 이번 하락은 한국 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위험 회피 흐름 속에서 나타난 조정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 월가 ‘스타 전략가’의 엇갈린 기록
콜라노비치는 한때 월가에서 영향력 있는 전략가로 불렸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시장 전망은 엇갈린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2022년 미국 증시가 크게 하락할 당시에는 강세 전망을 유지했고, 반대로 2023년과 2024년 상승 국면에서는 약세론을 고수했습니다.
결국 2024년 JP모건을 떠났습니다. 당시 블룸버그통신 등 해외 언론은 그의 투자 전략이 시장 흐름과 크게 어긋났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콜라노비치는 2년 동안 주식시장에 대해 재앙에 가까운 어긋난 투자 전략을 제시해 왔다”고 평가했습니다.

■ 지금 시장이 묻는 건
이번 코스피 급락은 한 전략가의 예측 적중 여부를 넘어 더 큰 논쟁을 남겼습니다.
한국 증시 상승이 산업 구조 변화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글로벌 유동성에 기대 형성된 상승이었는지는 여전히 논쟁 대상입니다.
특히 AI 반도체 호황을 중심으로 형성된 기대가 실제 장기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도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시장이 확인하려는 것은 한 사람의 전망이 맞았는지가 아닙니다.
투자자들은 이번 하락이 전쟁 충격에 따른 일시적 조정인지, 아니면 과열 국면이 끝나는 신호인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 코스피 급락… 서킷브레이커까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뒤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코스피는 7.24% 급락했습니다.
4일에는 중동 사태 여파로 낙폭이 더 커지며 장중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이날 오전 11시 53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499.04포인트(8.62%) 내린 5,292.87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01.45포인트(8.92%) 하락한 1,036.25를 나타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두 지수가 동시에 8% 넘게 하락하자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습니다.
코스닥은 오전 11시 16분 33초부터, 코스피는 오전 11시 19분 12초부터 20분 동안 거래가 중단됐다가 이후 재개됐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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