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충전명가의 변신...앤커, 한국시장 전면공세
서울 A/S 센터 구축, 체험형 매장 강화

| 서울=한스경제 김종효 기자 | '충전기 브랜드'로 인식돼온 앤커가 사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넓히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앤커 이노베이션코리아(앤커 코리아)는 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앤커 미디어 데이 2026'을 열고 신제품 발표회를 넘어 한국을 전략 거점으로 삼겠다는 선언의 장을 마련했다.
행사장은 기존 충전 제품을 넘어 AI 녹음기, 로봇청소기, 오디오 기기 등으로 채워졌다. 제품군의 스펙 경쟁을 넘어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하드웨어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자리였다.

▲"이제는 충전을 넘어"...공격적 확장의 출발선
엔도 아유무 앤커 재팬 CEO는 발표에서 한국 시장을 '전략적 핵심 거점'으로 규정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스마트폰 트렌드를 선도하는 최첨단 시장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이커머스 환경을 갖춘 곳"이라며 "디지털에 대한 이해도와 소비자 안목이 매우 높은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10년 전 앤커 재팬 설립 단계부터 사업에 참여해 왔다"며 "미국·유럽·일본에서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톱 브랜드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의미 있는 대목은 자성(自省)이었다. 엔도 아유무 CEO는 "그동안 한국 고객을 충분히 만족시키기 위한 체계적인 준비가 완벽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인정하면서도 "최근 몇 년간 투자를 강화한 결과 매출이 두 배 이상 성장했고 오늘과 같은 미디어 데이를 열 수 있을 만큼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초고출력 프라임...'충전 명가'의 기술적 정점
오병근 앤커 코리아 지사장은 충전 사업이 여전히 핵심 축임을 분명히 하면서도 그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앤커 프라임' 시리즈는 최대 300W 출력을 지원하는 초고출력 보조배터리 라인업이다. 2만100mAh 220W 모델은 USB-C 2개, USB-A 1개를 통해 노트북 2대 동시 충전이 가능하다. 2만6250mAh 300W 모델은 노트북·스마트폰·이어폰을 동시에 고속 충전할 수 있다.
오 지사장은 "외출 중 스마트폰은 물론 노트북까지 한 번에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 한국 시장에서 꾸준히 사랑받아온 이유"라며 "출장과 외부 활동이 많은 사용자에게 가장 실질적인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GPT-5 기반 AI 녹음기...업무 효율 시장 정조준
이번 행사에서 가장 전략적 의미를 띠는 제품은 '사운드코어 AI 녹음기'다. GPT-5 기반 텍스트 변환·요약 기능을 갖춘 웨어러블 기기로 10g 초경량·동전 크기 설계를 구현했다.
최대 5m 거리 음성을 포착하고 마이크 단독 8시간·케이스 포함 최대 32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140개 이상 언어를 지원하며 화자 구분과 자동 요약 기능을 제공한다.
오 지사장은 "버튼 하나로 모든 녹음이 시작된다"며 "회의록 작성은 더 이상 부담스러운 업무가 아니다"고 말했다. 30종 이상의 AI 템플릿을 통해 회의록·인터뷰·리포트 작성에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보안성 역시 기업 시장을 겨냥한 대목이다. 유럽 RED 지침 'EN 18031' 설계와 미국 IoT 보안 표준 'NIST IR 8425' 제3자 인증을 확보했다. 단순 소비자용 가전이 아니라 비즈니스 생산성 시장까지 확장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1만5000Pa 흡입력...스마트홈 시장 본격 진입
스마트홈 브랜드 유피의 'C28 옴니 올인원 로봇청소기'는 성능 중심 전략을 상징한다. 1만5000Pa 흡입력, 하이드로젯(HydroJet) 실시간 롤러 세척, 10N 압력 물걸레 기능을 탑재했다.
'듀오스파이럴(DuoSpiral) 브러시'는 좌우 분리 역회전 구조로 머리카락 엉킴을 최소화한다. 자동 먼지 비움, 온풍 건조, 자동 급배수 기능까지 갖춘 일체형 클리닝 스테이션은 관리 부담을 대폭 줄였다.

▲서울 수리센터·오프라인 확대...신뢰 인프라 구축
다케우치 히로아키 앤커 코리아 부회장은 두 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는 서비스 인프라 강화다.
그는 "최첨단 제품 제공에 그치지 않고 구매 전후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것이 제조사의 책무"라며 지난해 10월 서울에 공식 수리센터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현재 로봇청소기를 중심으로 전문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리 데이터를 본사 개발팀과 공유해 제품 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둘째는 오프라인 접점 확대다. 스타필드 시티 위례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며 향후 상설 매장 오픈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온라인 시대일수록 실제 질감과 사용감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중요하다"며 "전문 스태프의 맞춤 상담이 차별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충전 브랜드에서 '라이프 테크 기업'으로
이번 미디어 데이는 앤커 코리아의 분명한 전환점이다. 충전기 중심 브랜드에서 AI·스마트홈·오디오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서비스 인프라와 오프라인 체험 공간을 강화하는 전략은 한국 시장을 단순 판매처가 아닌 장기 투자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엔도 CEO는 행사 말미에 "기술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제품을 선보이겠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은 기술력이 한국 소비자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충전 명가의 2막. 앤커의 한국 공략은 이제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
Copyright © 한스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