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지원금 받는 청년농부, 지하벙커 파고 대마 키웠다… 마약합수본 124명 입건

정부에서 받은 스마트팜 창업지원금으로 대마를 재배한 30대 중학교 동창 2명이 마약범죄 합동수사본부에 적발됐다. 최근 경기지역 주거상업시설에서 대마를 재배하던 일당이 검거(2월13일자 5면 보도)된 데 이어 정부 지원금을 받아 마약을 재배, 유통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마약합수본은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재배 등) 혐의로 A(36)씨 등 2명을 입건하고 이 중 1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인천 강화군의 한 농지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한 뒤 그 아래 ‘지하벙커’를 만들어 대마 134주를 재배하고 수확한 대마 2.8㎏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24년 1월 정부의 스마트팜 창업 지원 사업으로 각 5억원씩 총 10억원을 1%대 저금리로 대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매달 100만원의 바우처 지원금과 전기세 감면 혜택까지 받으며 대마를 재배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등은 수사기관에 “원래 농작물을 키웠었는데, 마약 판매상에게 대마를 재배하면 빚을 빠르게 갚을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아 대마재배를 시작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벙커 위에 설치된 비닐하우스 내부에는 다른 작물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인지역에서 마약을 재배하고 유통한 중대 공급사범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오산시의 한 상가건물에 온실 등 대마 재배시설을 갖춘 뒤 대마 16주를 재배하고 약 4㎏을 보관한 40대 B씨 등 2명이 구속기소됐다.

또 화성시의 한 빌라에서도 재배시설을 설치해 대마를 재배하던 중앙아시아 국적 C씨 등 2명이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이날 마약합수본은 수원지검에서 출범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 밀수 등 공급사범 124명을 입건하고 이 중 5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입건된 인원은 투약 사범이 42명으로 가장 많았고, 유통(27명), 판매(23명), 밀수(21명), 재배(8명) 등이다.
아울러 현재까지 필로폰 약 5.4kg, 케타민 약 6.1kg, 엑스터시 2천557정(합계 약 19만 명 투약분, 소매가 합계 39억원 상당), 대마 162주 및 8.3kg 등을 압수했다.
김희연 총괄실장은 “그동안 마약 밀수 범죄를 경찰, 검찰, 해경, 관세청 등에서 서로 수사하다 보니 정보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합동 수사를 통해 이전 수사의 한계를 극복했고 실제 대규모 유통조직을 검거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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