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에 강아지 안고 운전도"…새학기 등굣길 `빨간불`[르포]
1시간 만에 법규 위반 수두룩…음주 전과 3범도
"경찰이 등하굣길 교통 안전 지도해주니 안심"
서울청 단속 결과 교통법규 위반 97건 적발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더 부세요. 더더더, 됐습니다. 0.035%. 운전면허 100일 정지 수치입니다.”
4일 오전 8시 7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영희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서울 수서경찰서가 등굣길 교통법규 위반행위 단속을 시작한 지 7분 만에 음주운전자를 적발했다. 3일 오후 4시부터 2시간 가량 소주 2병을 마셨다는 우모(46)씨는 “개포동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던 길”이라고 했다. 경찰 확인 결과 우씨는 이미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우씨는 “아침에 숙취를 좀 느끼기는 했지만 회사가 바로 앞이다 보니…”라며 고개를 떨궜다. 경찰은 우씨에게 “기존 음주운전 전력 탓에 면허가 취소될 것”이라고 고지했다.

이날 영희초교 앞에는 수서경찰서 소속 교통경찰 20명과 싸이카 2대, 순찰차 4대가 배치됐다. 강남구청 소속 공무원 10명과 녹색어머니회 10명도 교통 안전 지도에 나섰다. 25년째 이 곳에서 교통지도를 하고 있다는 전은영(53) 씨는 “우리 아이 4명이 모두 영희초교를 졸업해 이곳에서 봉사하는 게 이제는 당연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등교하는 학생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며 인사를 나누던 전씨는 “아이들이 등·하굣길에 ‘고맙습니다’라고 말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일부 운전자들이 여전히 스쿨존에서 안전운전을 하지 않거나 교통 지도에 따르지 않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오전 8시 20분께 강아지를 품에 안고 주행하던 남성 운전자가 경찰에 단속됐다. 경찰은 이 남성에게 도로교통법 제48조 제1항 위반(안전운전의무위반)으로 범칙금 4만원을 부과했다. 나종욱 수서경찰서 교통과 경감은 “반려동물을 안은 상태로 운전하는 것은 휴대전화를 보면서 운전하는 것만큼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등굣길 교통안전을 지켜주는 경찰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생 손녀와 함께 등교하던 60대 B씨는 “교문 앞이 사거리라 등·하굣길에 항상 교통 안전이 걱정하는데 이렇게 안전하게 지켜주니 안심이 된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됐다는 김민성(12) 학생도 “멋있는 경찰 아저씨들이 학교 가는길을 안전하게 지켜주니 너무 좋다”고 말하며 학교로 향했다.
박오수 수서경찰서 교통과장은 “어린이 통학로의 절대적 안전 확보가 이번 단속의 주된 목적”이라며 “늦게까지 술을 마신 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술이 깼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알코올이 분해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음주 운전은 자기 자신뿐만이 아니라 타인의 생명도 앗아갈 수 있는 중대 범죄”라며 운전자들이 경각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한편 서울 시내 31개 경찰서는 이날 관내 초등학교 주변 스쿨존에서 오전 8시부터 오전 9시까지 1시간 동안 동시 단속을 실시해 음주 운전 4건(면허 취소 1명, 정지 3명)을 포함해 모두 97건의 교통법규 위반을 적발했다. 경찰은 음주 운전 외에 신호위반 7건 등 22건을 단속하고,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23건 등 71건에 대해서는 계도 조치했다.

김현재 (prese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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