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차기 최고인민회의 구성 착수…첫 회의에서 ‘적대적 두 국가’ 헌법 개정 여부 주목
다음 달쯤 제15기 제1차 회의 열릴 가능성도

북한이 차기 최고인민회의를 구성하기 위한 절차를 개시했다. 최고인민회의는 입법권을 행사하는 기관으로 한국의 국회에 해당한다. 차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에서 헌법에 남북 ‘적대적 두 국가론’을 반영할지 주목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통해 대외 메시지를 낼지도 관전 포인트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제15기 대의원(국회의원 격) 선거를 오는 15일에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노동신문이 4일 보도했다. 상임위는 선거를 위한 중앙선거위원회를 조직한다고도 밝혔다. 차기 최고인민회의를 꾸리기 위한 절차가 시작된 것이다.
북한 헌법상 최고인민회의 임기는 기본적으로 5년이다. 북한은 앞서 2019년 3월 제14기 대의원 687명을 선출했기 때문에 규정대로라면 2024년에 제15기를 구성해야 했다. 다만 불가피한 사정으로 선거를 하지 못하면 임기를 연장한다고 헌법은 규정한다.
최고인민회의는 헌법 및 법률 제·개정, 국가 예산 심의·승인, 내각 총리와 상(장관) 및 국무위원장 임명·선출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다만 당의 결정을 추인하고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제15기 최고인민회의가 꾸려지면 첫 회의는 다음 달쯤 개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제1차 회의에서는 지난달 말 열린 제9차 당대회의 결정 사항을 법제화하는 작업 등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무위원장직에 다시 추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위원장의 임기는 최고인민회의 임기와 같다. 국무위원회는 헌법상 ‘국가주권의 최고 정책적 지도기관’이다. 국무위원장은 북한을 대표하는 ‘최고 영도자’로 북한 무력의 총사령관으로 일체 무력을 지휘·통솔하는 권한을 가진다.
제1차 회의에서는 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선 제9차 당대회에서 최룡해 상임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위원 명단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의 최측근인 조용원 전 당 비서국 비서가 신임 상임위원장에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헌법 개정을 통해 남북 적대적 두 국가론을 반영하고, 핵무력과 관련한 공세적인 내용을 담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헌법에 적대적 두 국가를 명문화하고 영토 관련 내용을 신설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이미 핵무력 정책을 헌법에 명시했으나 이번에는 불가역적 지위를 선언하는 내용 등이 담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시정연설을 진행할 수도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2019년 4월 제14기 제1차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제3차 정상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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