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 인체조직 ‘미용’ 주사로…논란 활활
제도 미비 속 스킨부스터 시장 팽창세

| 서울=한스경제 김동주 기자 | 생명 구제를 위해 기증된 사후 인체조직이 '스킨부스터' 등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 시민단체는 침습 주입은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며 보건당국의 제재·입법을 촉구했다.
스킨부스터는 피부 재생, 주름 개선, 미백 등에 도움을 주는 유효 성분을 피부에 도포하거나 주사해 피부를 개선하는 시술이다.
◆ 치료 목적 원칙에도 '미용' 명확한 금지 규정 없어
4일 업계에 따르면 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건소연)는 최근 성명서를 발표하고 인체조직 유래 제품의 미용 목적 사용은 기증자와 유족의 숭고한 취지를 악용하는 반사회적이며 비윤리적인 행위로 규정했다.
건소연은 "최근 기증된 인체조직이 미용 목적의 스킨부스터 등으로 제품화되고 시술돼 생명 구제라는 의료 정신을 일탈하는 동시에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인 파렴치한 상술로 악용되고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이에 깊은 우려와 분노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인체조직 기증은 화상·창상 등 질환 치료라는 공공적 목적 아래서만 정당성이 성립한다는 것이 건소연의 주장이다. 특히 치료 목적 이식으로 정의되는 인체조직을 상업적 미용 시술의 소비재로 전용하는 것은 기증제도 전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흔드는 구조적 문제라고 꼬집었다.
현재 국내 인체조직법상 기증된 조직은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미용 목적으로 피부 내에 주입되는 인체조직 유래 스킨부스터의 경우, 현행법상 미용 사용을 금지하는 명확한 조항이 없다는 점이 논란의 주요 골자다.

◆ 규제 논의 공회전…시장은 가파른 성장
정부와 국회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23년 식약처는 피부 재생, 주름 개선 등을 위해 주사기, 미세 바늘 등을 활용해 피부 내에 주입해 사용하는 의약품·의료기기에 대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피부 재생, 주름 개선 등의 목적으로 피부 내 시술 시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의약품·의료기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약품·의료기기가 아닌 제품을 피부 내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경우 피부 염증·흉터·감염 등 다양한 부작용·후유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게 당시 식약처의 경고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복지부와 식약처는 인체조직의 미용 목적 사용을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2026년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입법 절차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규제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사이 관련 기업들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기업인 엘앤씨바이오는 ECM(세포외기질) 기반 스킨부스터 '리투오'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85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또한 약 42억원으로 전년 대비 66.8% 급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 법령상 미용 목적 사용을 명확히 금지하는 조항이 없는 상황에서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사회적 논란이 있는 만큼 정부가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주면 산업계도 그에 맞춰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건소연은 ▲보건복지부·식약처가 '피부 내 침습'을 전제로 한 기증 인체조직 관련 제품의 피부 내 주입을 중단시키는 '긴급 행정권'을 발동하고 유통·광고·교육·시술에 대해 가능한 법규로 제재할 것 ▲국회가 치료 목적과 사용 범위를 명확히 하고 목적 외(미용) 사용, 우회 수입·유통, 침습 시술 유도 광고를 차단하는 '명시적이고 실효성 있는 입법'을 추진할 것 ▲관련 기업이 '법의 경계선'을 활용하는 사업을 중단하고 해당 사업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병·의원 관계자는 "인체조직 스킨부스터는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처럼 몇 년 간 임상시험을 거쳐 허가받는 것이 아니라 인체조직으로 분류돼 유통되어 부작용 추적이나 보고 체계가 약하다"며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와 시술 의사가 책임을 떠안는 구조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체조직 스킨부스터는 환자에게 원료 출처를 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프리미엄 콜라겐', '동종진피' 등의 표현만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인체조직이 생명 구제를 위해 기증된 사체에서 유래한 조직이라는 점을 명확히 설명하고,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술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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