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한국 대표팀 유니폼 입고 마운드 오른 日 투수 “우려와 달리 모두 친절해…이정후, 김혜성 보면서 자극 받아”

김하진 기자 2026. 3. 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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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평가전 한국 대표팀과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을 한국 예비투수 고바야시 다쓰토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의 공식 연습경기에서는 일본인 투수 두 명이 후반부에 태극마크를 달고 마운드에 올랐다.

한국 대표팀은 원활한 평가전 진행을 위해 일본 독립리그 소속 투수 2명을 동반했고 8~9회 한 명씩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끝냈다.

일본 언론 ‘디 앤서’는 그 중 9회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8-5 한국의 승리를 마무리한 고바야시 다쓰토와의 인터뷰를 4일 전했다.

고바야시는 일본의 독립리그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플러스의 도쿠시마라는 팀에 소속된 투수다. ‘디앤서’에 따르면 고바야시는 한국 대표팀으로부터 사흘 전 연락을 받았다. 먼저 걱정이 앞섰다. 한국과 일본의 라이벌 관계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바야시는 “지금까지 한국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나에게 대할지 알 수 없었다”며 서먹한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고바야시는 지난 2일 한신과의 평가전부터 한국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생각보다 더 친근하게 자신을 받아들여줬다고 했다. 고바야시는 한국어를 전혀 못하지만 영어도 쓰고 번역 어플을 사용하며 소통했다. 선수들의 물음에 오사카의 맛집을 알려주기도 했다. 고바야시는 “일본어를 잘하는 선수들도 몇명 있어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전했다.

3일 오릭스전에 등판했을 때에는 한국 팬들의 응원도 받았다. 3루측 응원단상에서는 “삼진 잡아라, 고바야시!”라는 목소리도 들렸다. 고바야시는 “정말 대단한 일이다. 좋은 분위기에서 야구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동료가 된 한국 대표팀 선수들도 그를 북돋아줬다. 공 하나하나에 박수를 쳤고 응원을 했다. 고바야시가 무실점으로 막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주장 이정후 등 선수들이 모두 그를 활짝 웃으며 맞이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LA 다저스에서 뛰는 김혜성과는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았다. 고바야시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인데도 라커룸이나 경기장 밖에서 평범하게 말을 걸어줘서 큰 자극이 됐다”고 했다.

고바야시는 2020년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에 입단했지만 지난 시즌을 마치고 전력 외 통보를 받는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지난 1월 도쿠시마와 계약해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일본프로야구 복귀를 노리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 대표팀에서의 추억은 큰 도움이 됐다.

고바야시는 “야구에 대한 동기부여는 물론, 한국에 대해 프로야구를 포함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는 흥미가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스윙도 강하고, 투수들도 모두 시속 150㎞ 가까이 던진다. 수준이 높다”라고 평가했다.

이틀 동안 좋은 추억을 쌓은 고바야시는 “한일 관계를 떠나 야구인으로서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같은 야구인으로서 함께 발전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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