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e스토리] 수십 억 성과보다 의미있는 선순환, LCK 홍콩 투어

출범 15년이 가까워지는 LCK가 한국을 벗어나 처음으로 해외에서 리그 결승을 가졌다. 지난 2월 28일과 3월 1일 홍콩 카이탁 아레나에서 열린 LCK 컵 최종 결승 진출전과 결승전에서 디플러스 기아, BNK 피어엑스, 그리고 젠지 e스포츠가 대결해 젠지 e스포츠가 우승을 차지했다.

LCK는 한국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리그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10개 프로게임단이 롤파크에서 경기를 치르고, 결승도 한국에서 진행한다. 과거 LCK는 한국 시청자 기반으로 성장했고, 그래서 한국 리그라고 해도 이상한 점이 없었다.

그리고 한 해의 정규 시즌을 시작하기 전 다양한 시도의 무대이자, 팀들에게는 시즌 시작 전 경기력을 점검할 수 있는 대회인 LCK 컵이 2025년 신설됐다. 기존 게임 방식에서 한 번 선택한 챔피언은 다시 등장하지 못하는 피어리스 드래프트를 시험 도입한 2025 LCK 컵은 게임의 보는 재미를 더했고, 이는 정규 리그에도 채용되며 활기를 더했다.

그동안 이스포츠가 문화적 효과와 타켓 마케팅 수단으로 가치는 높이 인정받았지만, 항상 이를 실제 수익으로 전환하지 못하며 적자 콘텐츠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그러나 이번 홍콩 투어를 통해 이스포츠가 관광과 연계된 문화 콘텐츠로 충분한 수익성을 보이며 앞으로의 더 밝은 전망까지 보였다.

다만, 이번 홍콩 투어를 앞두고 한국 리그가 왜 결승전을 해외에서 하는가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미국 프로 야구 리그인 MLB는 2024년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개막 2연전을 한국에서 열었다는 점을 예로 들며 이번 투어 진행에 의문을 품기도 했다.

결승을 해외에서 진행하는 것은 대회 흥행이나 이후 일정을 고려했을 때 첫 도전에서의 성공을 위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그리고 성공을 한 이후, 더 큰 성공을 위해 다시 도전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단지 수익 뿐만 아니라 이러한 해외 투어는 리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번 홍콩 투어까지 성공시킨 LCK에 선순환을 안겨 줄 수 있다. LCK의 글로벌 경쟁력 중 하나는 최고의 리그 오브 레전드 이스포츠 리그라는 점이고, 이는 국제전에서 다년간 좋은 성적을 냈기에 가능한 일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이스포츠 무대에서 국제전을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 LCK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국제전 적응에 실패해 아쉬운 결과를 낸 팀도 있었다. 아예 해외 무대는 꿈도 꾸지 못한 팀들도 있다. 이런 팀들에게 홍콩 투어 같은 해외 경기는 천금의 기회다.

BNK 박준석 감독 역시 준우승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매번 경기를 치르던 장소에서 벗어나 많은 관중의 함성이 들리는 무대에서의 경기 경험은 오늘 당장 좋은 성적을 얻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다음에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며 이를 확인하기도 했다.
결국 LCK는 이번 투어로 리그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LCK는 온라인 기반의 해외 시청자들에게 현장 경험을 제공하며 인기를 더 확산하고, 타겟 마케팅 플랫폼으로 가치를 확인했다. 후원 역시 한국에 한정되던 기존과 달리 아시아태평양 지역 단위로 확대할 수 있게 됐고, 실제로 몇몇 후원사는 후원 규모 확대를 위해 이를 제안하거나 검토 중이다.

투어에 참여한 팀들 역시 해외 투어를 통해 해당 지역 팬덤의 결속력을 강화시키고 추가 굿즈 판매는 물론 LCK와 같이 팀의 후원을 한국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단위로 성장시킬 계기를 얻었다. 또한 다른 지역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에서는 얻을 수 없는 해외 무대 경험을 쌓아 차후 더 중요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경험까지 쌓았다.
프로 스포츠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수익이다. 다만 이러한 수익을 일회성으로 만들지 않고, 계속 순환시키며 더 큰 규모로 성장시켜야 한다. 성장의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찾아올지 알 수 없다. LCK는 이번 투어를 통해 리그의 가치를 확인시키는 동시에 성장의 기회까지 맞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성장의 순환이 계속 이어진다는 점이다. 또한, 누구 하나가 이러한 결과를 독식하지 않고 모두가 성장할 수 있다는 점도 의미있다. 이정훈 사무총장은 LCK는 한국을 기반으로, 한국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단한 뿌리를 바탕으로 LCK라는 나무는 더 번성할 수 있게 됐고, 이는 15년이 가까워지는 리그의 변화가 여전히 기대되는 이유다.
박상진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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