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12조 매도 폭탄, 개인이 다 받았다…중동전쟁에 코스피는 ‘100조 전쟁’
![4일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4/ned/20260304100005960ajvk.jpg)
[헤럴드경제=홍태화·문이림 기자] 단 2거래일 동안 약 12조원의 손바뀜이 개인과 외국인 사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역대 최대 순매도 1, 2위를 연달아 기록하며 코스피 시장에서 빠져나갈 동안 개인은 거의 그만큼을 그대로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거래대금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지수는 역대 최대로 폭락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과정을 외국인의 포지션 조정으로 보고 있다. 중동사태를 계기로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의 비중 자체를 줄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 내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낙폭이 유달리 큰 반면, 코스닥은 오히려 외국인 순매수가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 근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27일과 3월 3일 2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제외한 코스피 시장에서 약 12조 3000억원을 순매도하고 떠났다. 중동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 2월 27일에는 7조 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팔아치웠고, 직후 거래일인 3월 3일에는 두 번째 최대 규모인 5조 2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물량을 거의 그대로 받은 주체는 개인이다. 개인은 같은 기간 같은 시장에서 총 12조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27일에는 6조 3000억원을, 지난 3일에는 5조 8000억원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의 움직임이 비교적 없었다(-3000억원)는 점을 감안하면 2거래일 동안 12조원의 손바뀜은 대부분 두 주체 간 이뤄졌다.
거래대금도 이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달 27일 53조 881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지난 3일에도 52조 7310억원이 거래되며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단 이틀 만에 100조원이 넘는 거래가 이뤄졌다.
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와 손바뀜이 일어나는 동안 지수는 수직으로 폭락했다. 전 거래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452.22포인트(7.24%) 내린 5791.9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낙폭(452.22포인트)은 역대 최대였고, 하락률도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증시가 급락한 지난 2024년 8월 5일(-8.77%)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폭락과 외국인의 극단적 순매도를 포지션 조정 과정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대형주 매도세는 엄청났지만, 오히려 코스닥은 순매수했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만일 이번 폭락이 중동사태에 따른 단순한 ‘리스크 오프(외험회피)’였다면 코스피보다 코스닥에서 더 많이 외국인이 빠졌어야 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일) 코스피는 -7.24%, 코스닥은 -4.62%로 코스피 낙폭이 더 컸다”며 “통상적 리스크오프에서 나타나는 중소형주 붕괴와 다르게 외국인 비중 높은 대형주 중심으로 매도가 집중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 내 수급은 외국인의 순매수와 개인의 순매도로 흘러갔다. 외국인은 3일 코스닥 시장에서 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달 코스닥 시장 전체 순매수 규모(1조2100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개인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7600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코스피 비중을 줄이면서 시장 내 비중이 크고, 유동성이 높은 반도체주 중심의 매도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반면, 증시 부양 정책이나 방어적 성격이 짙은 업종에 대해서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뤄졌다.
노동길 연구원은 “이번 하락을 외국인 포지션 축소로 규정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근거는 업종별 외국인 수급이 반도체에 과도하게 쏠렸다는 점”이라며 “업종별 외국인 일간 순매수대금을 보면 반도체에서 4조3000억원이 순매도로 잡혔는데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5조1000억원)의 84%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은 한국을 통째로 떠난 것이 아니라 코스피 베타의 핵심인 반도체를 대규모로 줄이면서도 방어적·가치·정책·사건 바스켓 일부는 담는 리밸런싱을 병행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지수 방향도 단기적으로 환율, 유가와 함께 외국인의 속도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만약 환율과 유가가 높아진 상태를 유지하며 외국인 매도가 계속되면 밸류와 상관없이 하방이 열릴 수 있다.
시장에서는 1차 하단은 5600, 2차는 5000~5300을 대체로 제시하고 있다. 만약 추가로 반도체 실적이 흔들리면 5000이 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노동길 연구원은 “환율 고착과 선물 매도 재확대가 동반되고 에너지 가격이 고착되면, 밸류가 하단 구간에 접근해도 하방 테스트가 한 번 더 열릴 수 있다”며 “1차 경직 구간은 하위 10%(5654), 2차 경직 구간은 하위 5%(5347)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천피(코스피 5000)를 깨고 내려갈 경우 시장은 유동성의 재배치 아닌 펀더멘털(실적) 변화까지를 고려한 결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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