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하면서 한국은행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예정됐던 해외 출장을 연기하고 금융·외환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4일 한은에 따르면, 당초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출국할 예정이었던 이창용 총재는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일정을 미루고 국내에 머물며 대응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제공=한국은행
이 총재가 BIS 총재 회의 참석 일정을 변경한 것은 원·달러 환율이 3일 야간거래에서 장중 1505.8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후 환율은 1500원선 아래로 떨어져 1490원선 밑에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이다.
한은은 이날 오전 이 총재 주재로 '중동상황 점검 TF 회의'를 열고 원화 환율 급등 배경과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한은은 "환율이 간밤 일시적으로 1500원을 넘었지만 과거와 비교해 달러 유동성이 충분한 상황이며 우리나라의 대외 채무 가산금리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동 지역 정세 전개에 따라 환율과 금리, 주가 등 금융시장 주요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어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한은은 외부 요인이 있더라도 환율과 금리가 경상수지 등 국내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돼 과도하게 변동하지 않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시장 신뢰가 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도록 필요할 경우 정부와 협력해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