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누가 함부로 신발을 사는가." 이제 '사이즈'가 아닌 '구조'. FJ 맞춤 골프화 시대 활짝

김종석 기자 2026. 3. 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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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안세영 사례가 보여준 ‘발’의 중요성… 스포츠 퍼포먼스는 발에서 시작
-지면 반력을 지탱… 아치·발볼·균형에 따라 달라지는 스윙 안정성
-3D 스캐닝 기반 ‘데이터 피팅’ 확산… 골프화 선택 기준의 진화
-FootJoy ‘FitLAB’, 발 분석부터 스윙 비교까지
골프화 브랜드 풋조이(FJ)가 국내에 도입한 골프화 피팅 시스템 '핏랩(FitLAB)'.

정현(김포시청)의 발바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2018년 호주오픈 4강 쾌거를 이룰 당시 그는 발바닥에 심한 물집에 시달리다가 결국 결승 문턱에서 로저 페더러(스위스)에게 기권패를 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필자는 벌겋게 생살을 드러낸 정현의 두 발바닥을 보면서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정현은 키에 비해 체중이 많이 나가는 편이고, 스텝을 적절히 활용해 발바닥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이는 타입도 아니어서 물집이 자주 생긴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입니다. 정현은 테니스화 제조업체로부터 특수 깔창을 제공받기도 하고, 자기 몸에 맞는 신발을 선택하는 데 고심하고 있습니다.

안세영은 후원사 요넥스가 제공하는 맞춤형 신발, 깔창, 양말을 사용하며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2018 호주오픈에서 물집이 잡힌 정현의 발바닥.

배드민턴 세계 랭킹 여자 단식 1위 안세영(삼성생명)은 용품 후원사인 요넥스와 착용 신발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개선하고 있습니다. 상대의 어지간한 공격은 모두 받아내는 폭넓은 수비 범위를 지닌 그는 코트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느라 발바닥에서 불이 날 정도라는 얘기까지 듣습니다. 요넥스코리아 김세준 대표는 "안세영 선수의 신체 특성과 경기 방식에 맞춘 깔창과 양말까지 제공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골프는 어떤 스포츠보다도 발이 중요합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코스에서 한 라운드에 보통 4, 5시간 이상 이어지며 수십 차례 회전 동작과 장시간 걸어야 합니다. 발에 맞지 않은 골프화를 신으면 발바닥 통증, 족저근막염, 무릎 허리 부담 증가 등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발 구조에 적합한 신발은 체중 이동을 안정적으로 지지해 스윙 균형을 향상하고, 불필요한 흔들림을 줄여 퍼포먼스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의학이나 운동역학 전문가들은 "모든 사람의 발 구조와 체중 분포, 보행 습관은 다르다"라고 말합니다. 발 길이뿐 아니라 발볼 너비, 아치(arch) 높이, 발등 구조, 좌우 균형까지 개인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자기 발 모양과 스윙 특성에 맞춘 골프화를 선택해야 굿샷도 하고,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acushnetuk 인스타그램

골퍼의 체중과 스윙이 각양각색인 만큼 골프화도 자신에게 꼭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골퍼가 골프화를 '사이즈' 중심으로 선택하는 데 있습니다. 

  스윙 동작에서 지면 반력(ground reaction force)은 발을 통해 전달됩니다. 다운스윙 시 측면 압력을 견디는 지지력, 임팩트 순간의 균형 유지, 피니시까지 이어지는 체중 이동이 모두 발에서 시작되는 겁니다. 발볼이 좁은 골퍼는 내부 유격이 크면 발이 흔들려 에너지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발볼이 넓은 골퍼는 압박으로 인한 통증과 혈류 저하가 피로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발이라면 중족부 안정성이 부족해 장시간 라운드 시 피로가 누적되기 쉽습니다. 아치가 높은 골퍼는 충격 흡수가 어려워 발바닥과 무릎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골프화는 단순히 길이만 맞는 것이 아니라, 아치 서포트 강성, 힐 컵 구조, 발을 고정하는 락다운(lock-down), 자연스러운 굴곡을 돕는 플렉스 포인트 등 구조적 요소가 발 특성과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최근 스포츠용품 업계가 '데이터 기반 피팅'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3D 스캐닝을 통해 발 길이와 너비는 물론, 발등 높이·좌우 비대칭·체중 분포까지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적합한 신발 구조를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FJ가 서울 강남에 마련한 골프화 피팅 시스템 '핏랩'.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글로벌 골프화 브랜드 FootJoy(FJ)가 국내에 데이터 기반 골프화 피팅 시스템 'FitLAB(핏랩)'을 선보였습니다. FitLAB은 글로벌 3D 발 스캐닝 시스템 '볼류멘탈(Volumental)'을 활용해 골퍼의 발을 정밀 분석합니다. 측정은 매장 내 전용 플랫폼 위에 맨발로 올라서면 5~10초 이내에 완료됩니다. 수집된 데이터는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돼 개인의 발 구조와 균형 특성에 적합한 골프화 형태와 옵션을 제안합니다.

  특히 단순 추천에 그치지 않고 착화 전후의 스윙 변화를 분석 장비로 비교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골퍼 스스로 핏의 차이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입니다.

  FJ는 오랜 기간 투어 선수들의 피팅 데이터와 피드백을 축적해 왔습니다. 이를 토대로 골프화 선택 기준을 '몇 mm인가'에서 '어떤 발 구조인가'로 확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찌감치 국내에서 발볼 폭 옵션을 M(미디엄), W(와이드), XW(엑스트라 와이드)까지 세분화해 선택 폭을 넓혔습니다. 이는 다양한 발 형태를 고려한 구조적 접근의 일환입니다. 

  FitLAB은 서울 강남구 FJ 플래그십 스토어 도산점에서 운영되며, 전문 피팅 컨설턴트의 1:1 상담을 통해 데이터 해석과 모델 선택, 퍼포먼스 검증까지 진행합니다.

발이 편해야 안정된 스윙으로 비거리와 방향성을 높일 수 있다. AI 생성 이미지

골프는 정교함이 승부를 가르는 스포츠이자 같은 동작을 수없이 반복하는 운동입니다. 작은 불균형은 통증과 부상으로 이어지고, 미세한 안정성은 비거리와 방향성 향상으로 연결됩니다.

  전문가들은 "클럽만큼이나 골프화 역시 정밀한 피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합니다. 발 구조에 맞는 골프화를 선택하는 일은 단순한 착용감의 문제가 아니라, 퍼포먼스를 끌어올리고 신체 부담을 줄이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의미입니다.

  골프화 선택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숫자로 표시된 사이즈가 아니라, 자기 발 구조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발이 안정돼야 스윙이 흔들리지 않고, 발이 편안해야 마지막 홀까지 집중력이 유지됩니다. 좋은 샷은 단단한 위에서 완성됩니다.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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