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 사법 독립 정면 배치"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국회에서 처리된 '법왜곡죄'와 관련해 "판사와 검사의 판단을 사후적으로 처벌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사법의 독립을 근본부터 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사법개혁 3법' 전반에 대해서도 "졸속 입법이 반복되고 있다"며 "사법부에 대한 정치적 개입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신호"라고 우려했다. 필리버스터 종료 이후 주요 법안이 잇따라 통과되는 국회 운영 방식과 관련해서는 "과거 '통법부(通法府)'로 불리던 시절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 인터뷰는 2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사법 3법, 사법부 독립 중대한 위협"
김 의원은 사법개혁 관련 법안 전반에 대해 "사법의 독립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왜곡죄'의 경우 무엇이 법을 왜곡한 것인지 기준부터 불명확하다"며 "법 해석은 판사마다 양심과 법적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1·2·3심을 거치며 결론이 형성되는 것이 사법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정 판결을 문제 삼아 형사 처벌하겠다고 하면 판사들이 과연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겠느냐"며 "헌법이 보장하는 사법 독립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사법제도와 헌법 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안들이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빠르게 통과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며 "지금 한국 사회는 사법과 입법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탄핵, 개인이 모든 비용 부담은 과도"
김 의원은 최근 자신이 대표발의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의 취지도 설명했다. 개정안은 탄핵 심판이 기각되거나 각하된 경우 피소추자에게 국선대리인 보수에 상당하는 금액을 보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헌법재판소에서 각하되거나 기각된 사건이라면, 최소한 변호사 비용만큼은 보전해줘야 한다는 것이 법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법안을 설명하는 글을 SNS에 올리자 '탄핵을 난발한 의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면서도 "적어도 개인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고 했다.
이어 "기각이나 각하라는 결론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정치적 이유 등으로 인해 장기간 고초를 겪은 경우라면 국가가 최소한의 보호는 해야 한다"며 "탄핵 소추 대상자들이 실제로 부담한 변호사 비용을 살펴보면 상당히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탄핵 제도 전반에 대한 비교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은 탄핵 제도가 가장 먼저 정립됐고 가장 많이 활용된 나라"라며 "연방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더라도 즉시 직무가 정지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원에서 최종적으로 유죄 판단이 내려질 때 비로소 직무가 종료된다"며 "이와 비교하면 우리 제도는 탄핵소추 대상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비 보전 논의가 그동안 본격화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과거 국회에서는 탄핵소추 자체가 많지 않아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총 31건의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다"며 "이 정도면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제도적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쿠팡 청문회, 한미 충돌로 비쳐"
김 의원은 최근 한미 관계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과거에는 국내에서 벌어진 일이 외국에 실시간으로 전달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모든 상황이 즉각 공유된다"며 "쿠팡 청문회 역시 미국 사회에 그대로 전달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은 분명 잘못이지만, 처벌은 일관돼야 한다"며 "과거 카카오, SK, 카드사 등에서도 대규모 유출이 있었지만 같은 방식의 대응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의회에서는 이를 '마녀사냥'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까지 형성됐다"고 전했다.
온라인플랫폼법, 허위조작정보 근절법 등을 둘러싼 논의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가 미국 사회에서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한미 동맹이 전방위적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걱정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