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문건에 등장한 자민당 내 ‘세례 요한’

스즈키 에이토 2026. 3. 4. 06:5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수사기관이 압수한 〈TM 특별 보고서〉에는 자민당 유력 의원들과 통일교의 구체적 접촉 정황이 담겨 있다. ‘통일교 전문기자’가 〈슈칸 긴요비〉에 기고한 기사를 번역 게재한다.

자민당의 압승으로 끝난 중의원 선거에서, 한국 수사기관이 압수한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정계 공작 내부 문건 〈TM 특별 보고서〉(이하 보고서)에 이름이 기재된 일본 정치인들이 줄줄이 당선했다. 통일교의 정계 공작 검증은 여전히 불충분하며,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자민당의 대승으로 통일교 문제를 ‘이미 끝난 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정치권의 의도대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월8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자민당의 중의원 선거 압승을 자축하고 있다. ⓒAFP PHOTO

보고서는 전 세계 ‘섭리 기관’이라 불리는 통일교 관련 조직 간부들이 교단 최고 권력자인 한학자 총재에게 정계 공작의 성과 등을 보고한 문서다. 필자는 한국어로 작성된 원문을 독자적으로 입수했다. 일본어 번역본도 프리랜서 작가 이시이 겐이치로 씨로부터 제공받았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교단 간부들의 정계 공작 활동이 3200쪽에 걸쳐 기록돼 있다.

3200쪽 통일교 내부 보고서의 실체

보고서에는 교단의 접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협력 관계에 있다고 보이는 정치인들이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교단과 가장 가까운 정치인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도쿄 24구의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다. 보고서에는 “그동안 우리와 아베 총리의 면담을 일관되게 주선해준 인물” “지금까지 다섯 차례 아베 총리와 만났는데, 모두 면담을 설정해주었고 면담 시 항상 총리 곁에서 지켜봐준 인물” “나 역시 10년이라는 오랜 기간 교류해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아베 신조 당시 총리와 교단을 잇는 중개자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하기우다 측은 인터넷 방송에서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지만, 기자회견 등을 통해 충분히 설명할 책임이 있다.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는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씨도 하기우다 후보의 결기대회에 참석해 지원 연설을 했다. 그는 “왜 남편이 살해되어야 했는지 알고 싶다”라고 말하고, 야마가미 데쓰야(아베 전 총리 총격범) 피고인 재판에서는 피해자 참여제도를 통해 법정 증인신문과 피고인 신문을 지켜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총격 사건의 계기가 된 아베 전 총리의 한학자 총재 영상 메시지 성사 경위를 알고 있는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 하기우다 후보다. 그런 그를 아베 아키에 씨가 공개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보고서에는 하기우다 의원과 마찬가지로 정치인 쪽에서 먼저 교단 간부에게 연락했다고 기록된 또 다른 인물도 등장한다. 오카야마 1구의 아이자와 이치로 의원이다. 그 역시 이번에도 당선했다. 교단 전 회장은 “개인적으로 친밀하며 자주 전화를 걸어왔다” “오카야마 1만명 대회에 참석해 문선진(문선명·한학자 부부의 다섯째 딸이자 전 통일교 세계회장) 앞에서 세례 요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 인물”이라고 보고했다.

이 밖에도 당선된 자민당 의원들과 관련해 보고서에 기재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야마기와 다이시로 의원: “참어머님(한학자)도 기억하실 것 같습니다만, 2013년 10월20일 나가노 교회라는 유일한 교회 시설에서 참어머님을 모시는 대회를 개최했을 때, 요코하마 선출 국회의원임에도 참어머님의 세례 요한 역할을 맡아 내빈 인사말을 하기 위해 일부러 나가노까지 와준 젊고 활기차며 미남인 국회의원.”

다케다 료타 의원: “2016년 12월,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케네디 코커스룸에서 열린 참어머님 대회에 일본 국회의원 대표로 참가. 두 차례 장관 경험을 가지고 있다.”

히라이 다쿠야 의원: “피스 로드 이벤트 등을 통해 우리와 매우 가까운 인물.”

시모무라 하쿠분 의원: “아베 총리와 가깝고, ‘아베 총리의 심복’이라 불리며, 또한 우리와도 매우 가까운 인물.”

야마시타 다카시 의원: “문선진님을 모신 오카야마 1만인 대회에도 참석했으며, 또한 지난해 6월과 12월의 5000인 가족 페스티벌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해 제 강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은 국회의원.”

야마다 미키 의원: “발표 내용에 크게 감동하신 듯, 참어머님을 중심으로 한 우리 통일운동의 위대함을 실감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다케무라 노부히데 의원: “사상 강의와 활동 브리핑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키시마 가렌 의원: “2013년 10월 도쿄 호텔 뉴오타니에서 연회가 열렸을 때 참어머님과 면담한 이후로 우리와 교류를 거듭해왔습니다.”

세키 요시히로 의원: “세계 국회의원 연합(IAPP)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국회의원으로, 우리의 희망 전진 대회, 싱크탱크 2022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정치인.”

호소다 겐이치 의원: (교단계 온라인 집회 소감이 기재됨)

미노리카와 노부히데 의원: “어머님과 인연을 맺어, 미래 일본 최고를 노릴 수 있다.”

구도 쇼조 의원: “나고야에서 열린 참어머님 대회에 여러 차례 인사하러 온 국회의원으로, 천정궁 오찬회에도 참석한 적이 있다.”

시게모토 마모루 의원: “(2018년 국제승공연합 식전 인사문 기재) 열정과 흔들림 없는 사상에 힘입어, 우리의 선거에서도 큰 힘이 되어 응원해주신 것을 실감합니다.”

나가시마 아키히사 의원: “가까운 미래의 장관 후보. 그는 원래 매칭 가정(회원)이었으나, 한동안 교회를 떠난 시기가 있었고, 이번에는 내적 신앙 기준을 잃었지만 최근 다시 우리 단체와 연결되기 시작해 우리로부터 응원을 받았습니다.”

사이토 히로아키 의원: “비교적 최근에 우리 가정연합과 연결된 인물입니다. 하지만 고향인 니가타에서 우리가 개최하는 집회에는 반드시 참석하며, 내빈 인사를 꾸준히 하고 있는, 정말 우리와 심정적으로 가까운 국회의원입니다.”

보고서에 이름이 올라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후보자는 “현장의 오사카 목회자의 축도를 받은 축복 가정”이라고 기재된 야나기모토 아키라 씨 정도다.

여기까지는 자민당 정치인이지만, 다른 당 후보자 중 보고서에 기재된 정치인도 있다.

노다 요시히코 중도개혁연합 공동대표: “지역 선거구에서 이전 선거를 지원한 적이 있는 두터운 인맥이 있습니다.”

지난해 9월22일 한학자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시사IN 이명익

이상이 보고서에 교단과의 관계가 기록된 정치인이다. 또한 보고서에는 기재되어 있지 않지만, 교단과의 밀접한 관계가 드러난 자민당 후보들은 거의 모두 당선되었다.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통일교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구체적인 정보는 없다. 2022년 자민당과 공식적으로 단절한 이후 조직적인 선거 지원은 없었다고 보인다. 다만 자민당 거물 후보자 선거사무소에 통일교 대외 관계자가 드나들었다는 정보가 있는 만큼 개별 유력 정치인과의 관계는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보고서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세계평화의원연합 정회원인 국회의원들이 총선에서 한 명이라도 더 당선되어 하늘 앞에서 더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랄 뿐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도 “하늘의 부모님 성회도 가정연합, 그리고 UPF(천주평화연합, 통일교 우호 단체)가 하나가 되어 전면적으로 우리와 가까운 자민당 국회의원들 290여 명의 선거 지원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습니다”라는 보고가 존재한다.

보고서에 “유감스럽게도 직접적으로 우리 단체와는 인연이 없습니다”라고 기록된 유력 국회의원이나,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로부터 비례대표 후순위를 받으며 냉대를 받았지만 자민당 대승으로 당선한 무라카미 세이이치로 의원 등이 향후 당내에서 실권을 잡지 않는 한, 통일교의 정계 공작에 대한 검증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 기사는 〈시사IN〉과 기사 교류를 맺은 일본 독립언론 〈슈칸 긴요비〉 제1557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스즈키 에이토 (저널리스트·<자민당의 통일교 오염 추적 3000일> 저자) editor@sisain.co.kr

▶읽기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습관 [시사IN 구독]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후원]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