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구속된 강선우, 경찰서 유치장 구금…법원 “증거인멸 염려”
22대 현역 의원 두 번째…李정부 장관 후보자에서 구속 피의자로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모두 구속됐다. 이재명 정부의 첫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강 의원은 보좌관 갑질 논란으로 낙마한 뒤 불과 8개월여 만에 구속 피의자가 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강 의원과 김 전 의원을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 의원은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김 전 시의원은 증재 혐의를 받는다.
22대 국회에서 현직 의원이 구속된 것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강 의원이 두 번째다.
구속된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서울 마포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됐다.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에 송치되면 두 사람의 신병은 서울구치소로 옮겨진다.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2022년 1월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시의원 후보 공천과 관련해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해당 의혹은 2022년 4월 강 의원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병기 무소속 의원을 찾아가 돈의 처리 방안을 논의하는 녹취록이 지난해 말 공개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녹취록에는 강 의원이 김 의원에게 울먹이며 "살려달라"고 읍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두 사람의 대화가 이뤄진 후 이튿날 김 전 시의원은 민주당 강서구 서울시의원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았다. 김 전 시의원은 첫 선거에서 비례로 시의원을 한 뒤 다음 선거에서 연고가 없던 강서구 지역에 출사표를 냈고, 단수공천 뒤 당선돼 재선을 했다.
의혹이 불거진 직후 강 의원은 공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공천관리위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강 의원이 김 전 의원을 직접 추천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당에서 제명됐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강 의원을 두 차례, 김 전 시의원을 네 차례 불러 조사한 뒤 지난달 5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63명 중 찬성 164명으로 통과됐다.
경찰은 영장 심사에서 강 의원이 압수수색에 대비해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있고 사건 관계자들을 회유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 측은 김 전 시의원에게 받은 금품을 모두 반환했고, 현역 국회의원 신분으로 도주 우려도 없다고 반박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의원은 구속 심사를 앞두고 "이런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법정에서 성실하게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의혹 초반 혐의를 부인하다가 이후 자수서를 제출하며 수사에 협조한 김 전 시의원도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는다.
김 전 의원이 경찰의 수사 착수 사실을 알고도 미국으로 출국하고, 텔레그램 메신저를 탈퇴·재가입 하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삭제한 점 등이 구속의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빠르면 4일 오후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강 의원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두 사람의 진술이 계속 엇갈리는 상황이다.
강 의원은 김 전 시의원이 건넨 쇼핑백 속에 돈이 든 사실을 3개월 후에 알았고, 인지한 즉시 반환했다는 입장이다. 경찰이 주장하는 전세자금 1억원은 그해 3월 시부상 조의금으로 충당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구속영장에서 정당 공천이 '공무'가 아닌 '당무'라는 점을 고려해 두 사람에게 배임죄를 적용한 경찰은 본격적 법리 검토를 통해 뇌물죄 성립 여부를 살펴볼 방침이다.
경찰 단계에선 구속 후 10일 안으로 검찰에 피의자의 신병을 넘겨야 하기 때문에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다음 주 중 검찰에 구속 송치될 전망이다.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드러난 김 전 시의원의 '쪼개기 후원'과 강서구청장·영등포구청장 공천 로비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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