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데이터 무한 경쟁…바우처에 몰린 수요기업
의료 데이터 개방이 단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새 기회를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 정부는 지원 규모를 늘리는 한편 수요에 맞는 데이터 제공을 위해 정밀한 접근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3일 한국보건의료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 인공지능(AI) 데이터 바우처 지원사업 경쟁률은 7대1로, 56개 기업이 지원해 8곳이 선정됐다.
의료 AI 데이터 사업은 제약·의료기기·디지털 헬스케어 등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중소기업에 데이터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사업 규모를 한층 키워 지원 대상 규모가 지난해 8개에서 5배인 40개 기업으로 늘었다. 오는 16일까지 참여 기업을 모집한다.
참여 기업으로 선정되면 '의료 데이터 중심 병원'과 데이터 이용 협약을 통해 의료기관 43개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최대 3억2000만원까지 바우처 형태로 데이터 가공·분석 비용을 받을 수 있다.

의료 데이터는 장벽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전문성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접근하기에도 개방된 데이터 자체가 제한적이고, 데이터 활용면에서도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어려움이 큰 구조다.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고, 혁신 경쟁력을 위해 데이터 부문의 지원을 적극 늘린다는 방침이다. 의료 데이터 개방을 대폭 확대하면서 기업의 수요에 맞는 데이터를 활용 가능한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한 각 기관의 지원 사례도 확대되고 있다. 방대한 암 데이터를 보유한 국가암센터는 지난 2023년 6월부터 매월 심의를 통해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매월 10~20건 정도의 심의를 진행하고 있고, 논문과 연구 등 학술적인 목적으로 데이터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암환자의 생존율 비교 연구나 암환자의 인구적인 특성에 따른 치료 효과를 분석하는 목적 등이다.
민간 기업에서의 기술 개발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로, 기업의 수요가 가장 많은 임상 데이터도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귀선 국가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 본부장은 "실제 어떤 데이터를 쓸 수 있는지 바우처 사업을 포함해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며 "국립암센터의 임상 데이터와 공공 데이터가 결합된 데이터를 연말 공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의료법, 생명윤리법, 개인정보보호법으로 흩어져있는 법 체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한 점을 지적했다. 특히 데이터 확보 과정만이 아니라 품질에서도 더 부가가치가 높은 데이터의 공개와 활용이 쉬워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인정보 침해와 보안 문제와 상충하는 데이터 활용 관련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이수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