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과 '십자(十字)' 고속철도망 채우기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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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쳐지면 좋아지는겨?" '행정통합'을 두고 요즘 자주 듣는 말이다.
행정통합은 자치권 이양과 함께 매년 5조 원을 4년간 투자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런 의미에서 행정통합은 '이재명 정부의 5극3특'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
행정통합의 목표가 궁극적으로 균형성장에 있다면 권한 이양이나 예산 규모의 증대는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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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쳐지면 좋아지는겨?" '행정통합'을 두고 요즘 자주 듣는 말이다. 충청도식 부정 표현이다. 반면 정치권에서는 '대한민국 대전환'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통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행정통합은 자치권 이양과 함께 매년 5조 원을 4년간 투자하겠다는 내용이다. 예산만 놓고 보면 충남과 대전을 합한 예산규모의 25%에 해당하는 액수로 매년 도시철도를 2, 3개 건설할 수 있는 큰 예산이다. 그럼에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유는 수도권에 약 100조 원이 투자되는 GTX사업이나 1,000조 원이 투자되는 반도체클러스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정도로 수도권 집중을 막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행정통합은 '이재명 정부의 5극3특'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 행정통합의 목표가 궁극적으로 균형성장에 있다면 권한 이양이나 예산 규모의 증대는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5극3특 전략은 지역마다 경쟁력 있는 성장점(Growth pole)을 육성하여 비교우위를 갖는 경제권을 형성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성장극(成長極), 그것도 경쟁력 있고 지속적인 성장점을 만들려면 사람과 물자가 모이게 해야 한다. 사람과 물자가 모이게 하는 것에는 교통만 한 것이 없다. 1905년 철도역이 만들어지면서 대전이 생겨났고 허허벌판이던 오송도 마찬가지다. 뉴욕에서 수백 ㎞ 떨어진 시카고와 라스베이거스, 러시아의 노보시비르스크도 철도 덕분에 생겼다.
불균형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굳어진 수도권과 경부축 중심의 흐름을 재편해서 새로운 물이 고이도록 해야 한다. 한반도를 열십자(十字)로 연결하는 고속의 철도망으로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동시에 낙후된 동서축, 서남부지역을 경제권으로 편입시켜 ‘대한민국의 성장지도’를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다.
우선 서해와 동해를 동서로 잇는 중부권 동서고속철도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동서축은 그동안 소외를 넘어 완전한 낙후지역으로 전락했다.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직선거리 328㎞에 140분이 소요되는 반면, 충남 대산항에서 동해 영덕역까지 273㎞에 280분이 소요된다. 경부축 대비 2.5배다. 거리가 극복되면 환동해권과 환황해권-북극항로가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새로운 경제축이 생겨날 것이다. 두 지역은 산업군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보완관계에 있으며 향후 북극항로 개척으로 역할이 커지면 동서축 전체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낙후지역으로 손꼽히는 경북 내륙의 발전은 물론이다.
한반도 중부와 서남부를 남북으로 잇는 고속철도망도 필요하다. 전남광주특별시의 성장에 가속도가 생길 것이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남해안의 발전을 자극하고 송전망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균형성장의 문제는 양쪽에 자석을 두고 사이에 있는 쇠구슬을 당기는 자력의 문제에 비견된다. 행정통합이든 5극3특이든 지역성장을 위해서는 국토 공간 구조상 필연적으로 수도권과의 경쟁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투입의 규모나 방향은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성장점(극)을 만들 수 있는가가 기준이 돼야 한다. '십자(十字)고속철도망'을 통해 경제축을 바꾸고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어 간다는 큰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비로소 "합쳐지면 괜찮을겨~"라는 충청도식 긍정 언어를 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불균형이 대한민국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면 한반도 지도를 펼쳐 놓고 대담하게 균형성장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이재영 대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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