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사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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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년 1월13일, 102명의 한인 이민자를 태운 최초의 한인 이민선 '갤릭(Gaelic)호'가 하와이 호놀룰루항에 도착한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머나먼 타국에 도착한 100여명의 한인은 주로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의 계약노동자로 일했다.
새로운 세상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 혹은 여성의 삶을 옭아매는 관습과 찌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불안 반 기대 반으로 조선을 떠난 사진신부들은 고된 항해 끝에 하와이에 각자의 꿈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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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년 1월13일, 102명의 한인 이민자를 태운 최초의 한인 이민선 ‘갤릭(Gaelic)호’가 하와이 호놀룰루항에 도착한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머나먼 타국에 도착한 100여명의 한인은 주로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의 계약노동자로 일했다. 대부분 남성인 이들은 사탕수수 농장에서 힘들게 일하며 돈을 벌었다. 이들은 머나먼 타국에서 가정을 꾸리기 위해 조국의 여성들과 ‘사진결혼’을 택한다.
여성 혼자 장에 가는 것도 쉽지 않았던 시절, 조선에서 태평양을 건너 하와이로 간 ‘사진신부’들의 꿈은 다양했다. 새로운 세상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 혹은 여성의 삶을 옭아매는 관습과 찌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불안 반 기대 반으로 조선을 떠난 사진신부들은 고된 항해 끝에 하와이에 각자의 꿈을 내렸다. 1924년 미국 이민법으로 한인 이민이 금지되기까지 총 1천명의 신부가 하와이, 115명의 신부는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가정을 이뤘다. 삶은 순탄치 않았다. 사진 속 남편감은 실제의 모습과 다르기 일쑤였다고 한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제도적으론 젠더·인종 차별을, 개별적으론 매일 고된 노동과 가부장적인 남편과 어렵게 자식을 길러내고 삶을 일궈 나갔을 것이다.
힘든 이민 생활 속에서도 사진신부들은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고 꾸렸다. 식민지 조국을 위한 독립운동에도 힘을 보탰다. 1919년 하와이에서 ‘대한부인구제회’라는 독립운동 조직을 결성해 자금 모금에 힘썼고 독립선언서를 통해 독립기금을 모았다. 3·1운동을 비롯해 일제강점기 미국에서 일어난 한국 독립운동 집회에도 큰 역할을 했다.
사진신부들이 조선을 떠나 하와이에서 새 삶을 꾸린 지 10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 사회에 국적을 달리하는 수많은 사진신부가 둥지를 틀고 있다. 이 사진신부들은 어떤 꿈을 안은 채 한국으로 왔을까. 그 꿈이 실현되지 않더라도 삶은 조각나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을까.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한국으로 건너 온 사진신부들의 삶이 궁금해진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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