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타자들 방망이 4자루를 부러뜨렸다… ‘한국계’ 터닝, 첫 등판서 대표팀 선발의 자격 증명했다

심진용 기자 2026. 3. 4.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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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대표팀 데인 더닝(큰 사진 오른쪽)이 3일 오릭스와 연습경기에서 호투한 뒤 김혜성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셰이 위트컴(아래 왼쪽)은 홈런으로 첫 안타를 쳤고, 저마이 존스는 멀티 출루를 해 한국계 트리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연합뉴스
선발 더닝 3이닝 37구 무실점투
위트컴 대형홈런·존스 멀티출루
우려 시선·전날 부진 훌훌 털고
“태극마크 오랜 열망” 증명의 무대
더그아웃 ‘하트’로 화답한 류지현 감독
가벼운 발걸음으로 결전지 도쿄행

데인 더닝이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첫 공식 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셰이 위트컴이 홈런을 때렸고, 저마이 존스는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한국계 트리오’가 드디어 시동을 걸었다.

더닝은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 공식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3회까지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직구 구속은 140㎞대 초중반에 그쳤지만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가진 무기를 다채롭게 구사했다.

3회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유격수 김주원과 2루수 김혜성의 연속 실책으로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오릭스 2~4번 3명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 “2~3회 정도, 45구까지만 던지게 할 것”이라고 했지만 더닝은 불과 37구로 3이닝을 막았다. 매우 공격적이고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

더닝은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MLB) 12경기에서 평균자책 6.97로 부진했다. WBC 대표팀 발탁을 두고도 우려가 없지 않았다. 2023년 이후 내림세가 뚜렷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더닝은 왜 자신이 대표팀 투수가 돼야 하는지 첫 등판에서 증명했다. 구속이 아주 빠르지는 않았지만 오릭스 타자들 방망이를 4차례나 부러뜨릴 만큼 공 끝의 움직임이 위력적이었다.

경기 후 더닝은 “2023년 WBC도 나가고 싶었는데 (부상으로)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 대회를 앞두고 정말 설레고 흥분된다”고 대표팀 첫 투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 위주로 던지려 했다. 내가 가진 구종을 다 섞어서 던지면 먹힐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포수 박동원의 리드와 2회 많은 점수를 뽑아준 야수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중심타선을 이룰 위트컴과 존스도 전날 부진을 털어냈다. 6번 3루수로 출장한 위트컴은 5회 1사 후 상대 좌완 야마다 노부유시의 높은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마이너리그 5시즌 통산 127홈런을 친 파워를 입증했다.

존스는 전날과 같이 2번 좌익수로 나서 몸에 맞는 공과 깨끗한 좌전 안타로 2차례 출루했다. 4회 오릭스 외국인 투수 루이스 페르도모의 변화구를 받아쳐 좌익수 앞 강한 타구를 날렸다. 앞선 2회에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단독 도루까지 성공했다.

더닝, 위트컴, 존스 모두 오래전부터 WBC 출전을 열망했다. 어머니의 나라 한국을 대표해 뛰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적극적으로 준비해 온 만큼 대표팀에도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류 감독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들을 품고 있다.

존스가 2회 몸에 맞는 공 이후 도루에 성공하자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던 류 감독이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를 그렸다.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선수를 향해 ‘세리머니’ 해주는 이채로운 모습이었다. 4회에는 존스가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손가락 하트’로 화답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회견에서 곁에 앉은 더닝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류 감독은 “더닝은 첫 만남부터 참 기분좋은 사람이었다. 진정성과 기량을 다 갖춘 선수”라며 “오늘 기대만큼 좋은 투구를 했다. 다음 경기에도 기분좋게 마운드에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이런 제 마음이 더닝 선수에게 잘 전달되면 좋겠다”고 웃었다.

대표팀은 이제 결전지 도쿄로 향한다. 원태인, 문동주, 김하성 등이 부상 낙마하면서 100% 기대했던 전력을 갖추지는 못했다. 그만큼 기존 선수들의 활약이 더 필요하다. 난생 처음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한국계 트리오가 해줘야 할 몫이 대단히 크다.

오사카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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