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견제 나선 유럽… 우주 통신 패권 경쟁

바르셀로나/최아리 기자 2026. 3. 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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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서 ‘기술 주권 확보’ 화두로
2일(현지 시각) 세계 최대 통신·모바일 기술 전시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6'에서 스페이스X의 그윈 숏웰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통신·모바일 기술 전시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6’의 한 세션장. 스페인 최대 통신사 ‘텔레포니카’의 마르크 무르트라 회장이 “10년 뒤에도 미국의 디지털 인프라에 다른 국가들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고 믿는 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전략적 기술 주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이 세션에서는 자본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통신 시장을 장악 중인 미국에 대한 경계심이 화두였다. 차세대 통신 기술인 6G(세대) 인프라와 우주 통신 생태계 확장을 위해 미국과 유럽의 패권 다툼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그래픽=김현국

◇스타링크 “내년 2세대 발사”

2026년 MWC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 중 하나가 스페이스X다. 그윈 숏웰 스페이스X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1세대 위성 6500개를 활용해 1600만명 사용자를 연결했고, 올해 말까지 사용자는 2500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중반부터 본격적인 2세대 위성 발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서 최대 1만5000기의 2세대 위성 발사 허가를 받은 상태다.

2세대 위성의 핵심은 D2D(Direct-to-Cell·스마트폰-위성 직접 연결)다. 별도 기지국 없이 저궤도 위성이 하늘 위 기지국 역할을 하며 5G급 속도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숏웰 사장은 “지상망이 닿지 않는 음영 지역을 메우는 보완재”라며 기존 통신사와 경쟁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일각에서는 통신사의 입지가 좁아지고 국가 통신 주권이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맞서 속도 내는 유럽

유럽연합(EU)은 독자 위성망 프로젝트 ‘IRIS²’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3년 정식 채택된 이 사업에는 약 106억유로(약 18조원)가 투입된다. 당초 2030년 서비스 개시가 목표였는데 2029년부터 정부용 서비스부터 일부 조기 가동하기로 했다

지난 2일 스페인에서 열린 'MWC 2026'의 오픈코스모스 부스에서 라파엘 요르다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최아리 기자

유럽의 독자적인 ‘뉴 스페이스(민간 주도 우주 개발)’ 생태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날 본지와 인터뷰한 영국의 우주 기술 스타트업 ‘오픈 코스모스(Open Cosmos)’의 라파엘 요르다 대표는 “어떤 국가나 기업도 핵심 인프라가 단일 공급자에게 종속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스타링크 같은 회사는 중간의 통신사를 배제하려 한다”며 “우리는 각국 통신사와 정부가 스스로 핵심 인프라를 통제할 수 있도록 ‘주권적 측면’을 보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유럽 통신사 합종연횡

유럽 통신사들은 견제와 실리를 동시에 챙기는 복잡한 고차 방정식을 풀고 있다. 기술 격차를 인정하면서도 주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미국 위성 기업 AST스페이스모바일과 영국 보다폰은 지난달 합작 법인 ‘새틀라이트 커넥트 유럽’을 출범했다. 미국 기술을 빌려 쓰되 유럽 내 운영 거점을 두고 유럽이 보안·통제를 주도하는 것이다. 2일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와 프랑스 통신사 오랑주는 새틀라이트 커넥트 유럽과 협업을 공식 발표했다. 반면 이날 독일의 도이치텔레콤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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