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소리가 나를 잘랐다…성우 삼키는 AI
[앵커]
인공지능과 결합한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하는 사회 미래가 아니라 다가온 현실이 됐습니다.
로봇의 노동, 줄여 보면 로(Ro)동인데요.
KBS는 그 변화의 현장을 직업별로, 차례로 찾아갈 예정입니다.
연중 기획 로(Ro)동이 온다, 첫 순서로 오늘은 말로 일하는 이들을 살펴봅니다.
먼저, 방준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성우 : "Hi 빅스비. 마포구 상암동의 날씨를 알려줘."]
[빅스비 : "화창하며 기온은 1도입니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 방우호 씨.
22년차 성우입니다.
방 씨가 인공지능용 목소리를 처음 녹음한 건 2015년.
그 이후 일감은 빠르게 줄었다고 합니다.
[방우호/성우 : "제가 봤을 때는 한 80% 이상 준 것 같아요."]
요즘은 부업이 본업이 되고 있습니다.
라디오 진행, 성우 지망생 수업으로 생계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일터였던 녹음실, 이미 절반은 문을 닫았습니다.
[방우호/성우 : "(기업들이) AI를 활용해서 굉장히 적은 금액으로 많은 광고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병문 : "눈치가 빠른 어린이들은 이래서 무섭다니까."]
[AI : "눈치가 빠른 어린이들은 정말 무섭다니까."]
어느 쪽이 사람인지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이 정도 복제에 얼마나 걸릴까요.
[지병문/성우 : "20분에서 30분 정도 캐릭터 음성을 녹음을 합니다. (20~30분짜리 파일을 학습해서 모든 문장을 구성할 정도로 나온다는 건가요?) 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2027년, 성우 직무의 78.7%가 AI로 대체될 거란 관측도 있습니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계약 관행도 문제입니다.
'매절계약' 목소리를 한 번 녹음하면 기업이 무제한 사용하는 계약인데, 많은 성우 계약이 이런 식입니다.
목소리 권리를 보호하는 조항이 필요하지만, 현장에서 관행을 바꾸긴 어렵습니다.
[최재호/한국성우협회 이사장 : "독점하는 걸로 해서 많은 돈을 드릴 테니 이 부분에서는 그냥 사인을 해달라 해서 그게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최근 독일에선 넷플릭스가 'AI 학습 조항'을 계약에 넣자 성우들이 보이콧에 나섰습니다.
내 목소리가 내 일자리를 뺏는 역설적 상황.
소수의 스타 성우만 살아남을 거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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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원 기자 (pcba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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