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국제유가 급등…포항 철강·이차전지 산업 ‘비상’

이종욱 기자 2026. 3. 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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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 봉쇄 우려에 코스피 7% 급락·유가 10% 이상 상승
유가 150달러 전망까지…에너지다소비 업종 원가 부담 가중
▲ 이란이 핵심적인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며 유가가 급등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3일 경기도 성남시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인근에서 유조차들이 오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중동 원유 도입이 전체 70%에 달하고,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을 정도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타격이 막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연합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역 정세가 악화되면서 국제유가 급등과 국내 증시 급락 등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지자 지역 산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관련기사 4면

중동 사태 발발 이후 첫 개장일이었던 국내 증시는 이날 6,244.13으로 출발한 코스피시장은 개장과 함께 2%의 급락세를 보이기 시작하다 낮 12시 6분께 사이드카(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됐다.

하지만 5분 간의 휴식 다음에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았고, 결국 전장 대비 452.22(7.24%)나 빠진 5천791.9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역시 전장 대비 55.08(4.52%)빠진 1,137.70으로 문을 닫았다.

이날 국내 증시가 급락한 가장 큰 이유는 이란이 원유수송 대동맥인 호르므즈해협을 완전봉쇄하겠다고 밝히는 등 중동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중동사태가 발발하면서 일찌감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능성이 제기됐다.

호르무즈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길이 약 160㎞, 폭 50㎞내외의 해협으로, 전 세계 원유 약 20%·해상 원유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중심동맥이다.

LNG 역시 전세계 사용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해 나간다.

특히 한국의 경우 중동산 원유 수입의 약 99%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야 돼 타격이 더 커질 우려를 낳고 있다.

이처럼 이번 중동사태로 세계 원유·LNG 중심동맥이 차단될 것으로 우려되자 국제유가도 곧바로 치솟았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27일까지 WTI·두바이·브렌트유 등의 가격이 배럴당 67달러 전후의 가격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2일 기준 WTI유 71.23달러·두바이유 76.53달러·브렌트유 77.14달러로 전날 대비 6.28%~6.68%나 치솟았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는 중동사태 발발 이후 매일 실물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사태 악화에 대비한 점검에 나섰다.

정부는 중동사태가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본격화 될 경우 국제유가가 150달러선 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예측 아래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일단 정부 비축유가 충분한 터라 장기화되지 않을 경우 원유수급에 큰 차질을 빚지 않겠지만 장기화 될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또 중동지역의 경우 석유와 LNG 등이 수출입 주요 품목이기 때문에 국내 산업 전반에 걸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지만 국제유가 급등시 미칠 영향을 더 걱정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수출단가는 2.09%는 상승하는 반면 수출물량은 2.48%줄어 실질적인 수출감소가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 역시 유가 급등에 따라 수입급액이 3%가량 늘어날 전망이어서 무역역조의 영향이 될 뿐 아니라 국내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0%오르면서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물가안정을 도왔다.

그러나 지난달 정부의 경제성장전략 발표 당시 올해 국제유가를 62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잡았으나 지난 2일 두바이유 가격이 76.53달러로 상승해 정부 기준치를 14달러나 초과했으며, 장기화시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물가 상승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다소비업종인 철강 및 이차전지소재산업이 주력을 이루고 있는 포항의 경우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산업의 경우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산업으로 국제유가 상승 시 제품원가 상승부담이 그만큼 커진다.

하지만 철강수요 감소 및 과잉생산·저가 수입재 확대·보호무역주의 심화 등으로 위기로 내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원가상승을 제품가격에 바로 반영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차전지소재업계 역시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가뜩이나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원가상승을 반영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관련업체들은 국제 관계로 인한 사태여서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기도 어려워 관련 정보 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로서는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며, 해당 지역 임직원 피해도 없는 상태"라면서도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환율·유가·해상운임 상승으로 인한 원가상승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3일 현재 원화 환율 및 국제 금값은 소폭 감소해 당초 우려됐던 급등 현상을 보이지 않았다.